진달래꽃차
진달래의 꽃말은 '사랑의 희열'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진달래에 대한 정감은 희열보다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진달래꽃 하면 김소월의 시가 생각난다 꽃말과 무관하게 우리 식으로 순결하게 그러나 조금 슬프게 다가오는 꽃이 진달래이다
진달래꽃은 고향을 품은 꽃으로 고향을 말할 때 손색이 없는 정말 친근한 꽃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정동진은 낮은 산은 별로 없다 그런데 집 주변은 산을 개간하여 밭으로 만들거나 집을 지어 살고 있다 그래서 가까이서 진달래꽃을 볼 수 있는 곳이 의외로 더러 있다 펜션 앞 소나무 숲에 나가서 지난봄에는 진달래 꽃을 좀 땄다 진달래꽃이 만발한 숲을 보면서 차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진달래꽃을 조금 땄다 봉오리가 덜 핀 것은 그늘에 그대로 말려 꽃차를 만들려고 따로 모았다 꽃차를 생으로 만들대에는 반그늘에 말리기 전에 깨끗하게 씻어야 하고 씻고 나서는 물기를 빼고 나서 독한 술을 스프레이로 뿌려주면 진딧물이나 진드기 같은 유해해충이 꽃에서 기어 나온다
그래서 언제나 생꽃을 말릴 경우에는 담금주나 고량주 양주 같은 독한 술을 스프레이 한 다음에 반그늘에서 말리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진달래꽃을 따서 많이 핀 것은 아주 조그만 유리병에 설탕을 넣고 청을 담갔다 청을 담은 진달래꽃은 담기 전에 꽃술을 제거하고 난 뒤에 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약간의 독이 있어 어지러울 수 있다 벌레들이 앉은 수술에는 독이 있지만 아직 피지 않은 꽃은 괜찮다고 들었다
나는 진달래차를 마실 때 청을 조금 넣고 꽃을 띄워서 마신다
대체로 내가 만드는 꽃차들 중에서 구증구포 하지 않은 차들은 대개 이 방식을 택한다
진달래꽃은 이외에도 화전을 부칠 때에 요긴하게 쓰인다 찹쌀가루를 뜨거운 물에 익반죽 하여 동글게 만든 다음 열기가 있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익힌 다음 마지막에 꽃을 얹어 구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꽃이 타거나 모양이 일그러져서 보기에 흉하다
화전은 무엇보다도 눈으로 먹은 음식이라 우선 보기가 좋아야 하는 것이 철칙이다. 한 번은 글을 쓰는 시우들과 진달래 피는 계곡에서 화전을 구워 먹은 적이 있다 별달리 특별한 맛이 크게 있지는 않았지만 이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계곡 정자에서 화전을 구워 먹고 꽃 제비꽃 생강나무 꽃 등을 넣어 비빔밥을 해 먹던 이야기로 꽃을 피우곤 한다
우리들에게 진달래꽃은 그냥 꽃이 아니라 추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