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인 시첩

날씨

by 김지숙 작가의 집

시집詩集『일일일 시一日一 詩』




날씨



사람들은 저마다 날씨를

가늠하는 방식이 있다


거미줄에 이슬이 맺히면 맑고

새가 낮게 날면 비바람이 분다


햇무리가 지면 가물다거나

별빛이 흔들리면 태풍이 온다


달무리가 생기거나

개구리가 울거나

개미가 이사 가거나

장구벌레가 물위로 올라오면

비가 온다


아기들은 저마다의

울음소리로 자기 마음에 내리는

비바람은 쏟아내고 있다



선조들의 지혜는 자연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기억하기 쉽게 짧은 말토막으로 전하는데서 시작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여러 지혜들이 있다 그래서 '달무리가 지면 비가 온다'거나 '서리가 많으면 그날 날씨가 맑다'거나 '삼복더위에는 소뿔도 꼬부라든다'거나 '늙은이와 가을날씨는 믿을 수 없다'거나 하는 수많은 속담들이 날씨와 관련지어 생겨나기도 했다

날이 흐리면 무릎이나 허리가 아프다거나 하면 비가 온다갓난아이가 보채거나 화장실 냄새가 지독해져도 청개구리가 울어도 제비가 낮게 날아도 비가온다 또 산에서 우웅소리가 나면 눈이

온다고도 한다 그 눈을 밟을 ㄸ깨 유난히 뽀드득 소리가 나면 날씨가 더 추워진다고도 한다

귀뚜라미 소리가 우렁차다가 약해지면 늦가을로 접어들어 곧 겨울을 의미한다 '서리 뒤에는 따뜻하다'고 하여 날씨를 짐작하기 했다

또한 절기를 나누어 자연현상을 미리 읽기도 했다 가을이 끝나고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 입동이 추우면 그 해는 특별히 춥다고 했다 첫눈이 내리는 '소설'에는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잘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눈이 내린 다음날은 날이 따뜻하다 그래서인지 겨울밤에 구름이 한점도 없으면 눈이오고' 눈내린 다음 날에는 거지도 빨래를 한다'거나 '눈온 다음날 샛서방 빨래한다' 겨울이 따뜻하면 눈이 온다'거나 '쥐구멍에 눈 들어가면 보리농사 흉년이다' '눈이 많이 오면 보리풍년이다' '두루미가 일찍 날아오면 그 해는 춥지 않다'처럼 겨울과 관련된 속담이 줄을 잇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우리들의 이야기가 속담이나 경구가 되어 지금도 여전히 농촌이나 산촌에서는 심심찮게 듣는다 하지만 사소한 이야기고 흘려듣기십상이지만 그 속에는 신기하게도 과학적이고 타당한 생각들이 함께 들어 있다 농사를 짓고 살아가기 위해서 혹은 험악한 산악지형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날씨 상태를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생존의 지혜를 대대로 후손에게 남겨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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