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일일일 시一日一 詩』
용서
지금의 내가
지난날의 나에게
용서를 구한다
땡볕 아래의 삶
날아가 버린 우산
멀뚱히 바라보기만 시간
욕심 낸 시험 성적
지난날의 나에게
손을 내밀어 두 손 꼭 잡고
얼마나 힘들었냐고
얼마나 아팠냐고
얼마나 부끄러웠냐고
얼마나 어리석었냐고
네 잘못이 아닌 일들
잘 이겨냈다고
포기하지 않고
잘 해 왔다 위로하고
좀 더 빨리 철들지 못해
미안하다고
어린 나에게 용서를 구한다
지나고 보면 참 후회되는 일들이 많다 인생 1 철칙이 '후회할 일 만들지 말자'인데 결국 후회하지 않을 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후회될만하면 잊어버리는 일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살면서 뒤돌아보는 일을 하지 않았다 자주 뒤돌아보고 후회하고 반성하다 보면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더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이런 과정들이 빠져 있는 것은 아주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야무지지도 못하고 특별히 기억력이 좋지는 않아 외우는 일은 잘 못하지만 잘못한 일은 언제나 걸림돌처럼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그게 걸림돌이 되어 잘못을 반복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외면하며 살았다 그래서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지나고 보면 언제나 가장 용서를 빌어야 하는 사람은 나자신에게였다
그래서 지나간 나에게 용서를 구한다 얼마나 힘들었냐고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용서를 구하고 빨리 철들지 못하고 깨닫지 못해서 힘들게 했던 일들을 그만 용서하고 잊어버리라고 좋은 기억들을 쉽게 잊은 것처럼 아픈 기억들도 잊어버리라고 그렇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