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인 시첩

가스라이팅

by 김지숙 작가의 집

시집詩集『일일일 시一日一 詩』



가스라이팅



너도 내가 될 수 있어

언제나 상황은 바뀌는 거야


친밀하게 다가오는 손에

어느새 마음을 빼앗기고

정신을 잃고 반복되는 세뇌에

몸을 맡기는


어쩌다 이렇게 세상에 널린

이야기들에 복종하는가

세상사는 입맛을 잃어가는가




가스라이팅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너무 내용이 길고 방대하고 할 말 또한 끝이없이 많다 종교 정치 학계 등등 크고 작은 집단에서 강자가 약자에 대해 은연 중 행하는 가스라이팅은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강요되고 있다 주변에 그런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어쩌면 태어나면서부터 이 가스라이팅이 시작된다고도 볼 수 있다 이미 유전적으로 DNA가 이미 이를 받아들이는데 문을 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집단적 개인적 공동체적 가스라이팅의 결과로 살아남은 존재일 수 있다

가스라이팅은 1938년 가스등(Gas Light)이라는 연극에서 상황을 조작하여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드는데서 심리학자 로빈스턴이 사용하면서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이 유래한다 집안을 점점 어둡게 가스등을 켜고는 아내의 탓으로 돌리는 아내 그러면서 점점 자신의 인지능력을 의심하고 판단력이 흐려지고 남편을 의지하게 만드는 내용으로 오래된 과거의 작품이다

하지만 가스라이팅 역시 오랜 세월 이 의미를 인지하고 어느 곳에서든지 깊이 파고들어 이어져 왔다는 것을 알게 한다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스라이팅에 진저리가 난다 진실이 아닌 자기 유익을 위한 가스라이팅은 수많은 뉴스도 기사도 이제는 진위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뒤섞여 시끄럽게 우리가 사는 세상을 뒤덮고 있다

자기 이익을 위해 수없이 반복되고 수많은 형태로 나타나는 이 가스라이팅을 보면서 과연 당하지 않고 온전히 살아 낼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산다는 것이 곧 가슬라이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든다 정확한 정보를 얻고 정확한 판단을 하고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은 어디까지 가능할 수 있는 일일까 종종 의문이 든다

초중고대학시절에 애국가가 흘러나오면 발걸음을 멈추고 가슴에 손을 얹고 국기 하강식에 참여하는 의무의식이 있었다 국민교육헌장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외우고 있는 머릿속. 지금도 애국가가 나오면 의식적으로 행동중지와 가슴에 손을 올려야 하나 주변을 돌아본다

그 시기에는 아침마다 조례시간에 그것을 외우고 못 외운 아이들이 얼마나 혼나고 매를 맞고 운동장을 수십 바퀴를 돌았는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종례시간에 한 사람 한 사람씩 일어나서 토씨하나 틀리면 한대를 맞고 하던 그 시절은 또 얼마나 아찔한 세상이었던가 그걸 외우고 못 외우고 가 살아보니 아무런 차이도 없고 그저 세뇌라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일 뿐

마치 국사시간에 연대표를 그려주고 달달달 무조건 외우라는 국사선생님의 수업방식처럼 그때 외우고 못 외우고는 살아가는데 무슨 상관이 있을까 그래서 지금도 무조건 외우는 건 정말 싫다 죽어도 싫다 그때 이후로 싫은 것을 외우는 일은 정말 끔찍했고 잘 외우려하지도 않는다

지금은 매스컴이 열 일을 한다 매시간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 부지런히 꾸준히 시청자들을 주입 시킨다 tv를 켜 놓은 만큼 드라마든 뉴스든 영화든 담화든 토론이든 저들의 방식대로 저들의 목적대로 자극적이게 가스라이팅을 한다 진위여부를 떠나 들어줄 수도 듣고 싶지도 않다 세뇌당하지 않으려면 원하지 않는 채널을 켜지 않는 방법뿐이다 그 소리들로부터 TV든 인터넷이든 끄고 사는 방법 뿐이다 조용히 가려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이다 은연중 스며든 세뇌가 무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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