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일일일 시一日一 詩』
소리
창밖에서 앞다투어
서로 먼저 피겠다고
아우성인 꽃들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도
아지랑이 제철인
봄이라고 소리지른다
텃밭에는 아직 끄시시한
풀덤불들이 부시시
막 잠 깬 얼굴을 흔들고
때마친 부서지는 봄비
빗방울들이 지나는 바람은
부추겨 빗길을 재촉한다
봄이 오는 소리는 여기저기서 들린다 꽃이 피어서도 봄인줄 알지만 누런 풀덤불 사이로 새파랗게 올라오는 새순들을 보면 봄이 온 걸 확실히 느낀다 봄이 오는 소리는 노래가사에서 제일 먼저 찾게 된다 사실은 노래를 그다지 즐기지는 않지만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진달래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이렇게 시작되는 가곡가사를 여고 음악시간에 배운 뒤로는 봄이면 저절로 머릿 속에 떠올리게 된다 사람들이 왜 봄을 좋아하고 봄이 오는 소리를 좋아하는 지 알게 된다 어렵고 힘들게 겨울을 보낸 사람일수록 봄을 애타게 기다리고 봄의 따뜻함으로 몸으로 느끼게 된다
봄에 피는 꽃은 가을꼭과 느낌이 많이 다르다 봄꽃은 연한 느낌이 든다 색도 짙은 꽃보다는 매화나 진달래 개나리처럼 연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꽃이 많다 같은 노랑꽃이라도 국화가 주는 맛과 개나리나 영춘화가 주는 노랑색의 느낌은 다르다 잎도 없이 피는 철없이 홀로 피는 영춘화나 개나리의 노란색은 물기를 머금은 어린 노란색이라고 해야 한다면 잎과 조화를 다 갖춘 의연한 국화의 노란색은 물기가 바싹 빠진 마른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하나 기분 차이일지 모른다
꽃들이 내는 소리도 제각각이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서로 다른 것처럼 꽃들도 정말 다른 모습으로 피었다가 진다 매화가 피는 소리 벚꽃이 피는 소리가 서로 다르듯이 진달래가 피는 소리 연산홍이 피는 소리도 비슷한 모양을 하고 비슷한 색을 하고 피어나지만 각자의 색이 다르듯이 피면서 마음을 울리는 소리도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