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다
잘 굴러가는 것은
소리 없이 둥글다
사과 늙은 호박 알사탕
단맛은 입안에서 둥글다
멀리서 비추는 해님 달님 등불
눈앞에서 따뜻하고 둥글다
가까이 있는 네는
내가 사는 삶에서
가장 눈부시게 둥글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살아 있는 것들 중에서 둥근 것은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둥근 것을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관심이 없다 우리는 익숙한 것에는 그다지 오래 마음을 두지 않고 스쳐 지나간다 그러고 보면 주변에 둥근 것이 너무 많은 때문이기도 하다
원은 중심과 원 위의 점 사이의 거리가 일정하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일정한 길이의 선분을 옮길 때 사용한다 모서리가 없는 원은 무수히 많은 같은 등분으로 쪼개 아래위로 붙이면 직사각형이 만들어진다 정확하고 엄밀하진 않더라도 원판의 원리는 그렇게 설명하기도 한다 바꿔 말하면 각진 네모의 형태일지라도 그 자체는 원형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둥글다는 것은 선불교에서는 깨달음의 상징으로 인류 문화에서는 신과 초월자로 상징되며 완성과 영원성을 의미한다 또한 모든 것을 품고 감싸 안은 모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심리적으로는 보호와 방어를 상징하고 감사고 포용하는 의미로 표현된다
상징성이란 인간과 공존 하며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고유한 기능을 가진 존재의 내밀한 양상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것이라고 엘리아데는 말한 바 있다
원형의 상징성은 움직임 운동성 완벽 완성 전체 통합 조화 영원의 의미와 주목 주의 사랑 행복 우정 단체 보호 지적 ntellectualism 지성 우주 미스터리 마법 마술 비밀의 의미들을 갖는다
둥글다는 것은 어느 각도에서 바라봐도 원만한 모양으로 모나지 않고 부담 없이 바라보고 다가가고 느끼고 갖고 싶어지는 행복한 느낌을 주는 이상적인 존재와 가깝고 또한 가볍고 부드럽고 달콤하고 조화로운 완벽한 의미를 작은 것이기에 사람들은 쉽게 둥근 것에 긴장을 풀고 만다 그래서 우주나 자궁 지구 태양 원자 분자조차도 어른보다는 아이가 원의 이미지를 갖는다
살아있는 모든 자연에는 직선이 없고 인간의 몸조차도 완벽한 직선을 찾을 수는 없다 그래서 구불구불한 길이 좋고 완벽하게 갇힌 원보다는 끝이 조금 열린 원이 좋다 완벽한 원은 너무 익숙하여 스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낳기 때문에 야무지게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조금은 열린 원을 보면 잘 기억하게 된다 완벽하게 보이는 사람이 매력을 덜 느끼는 것과 같은 원리일지도 모른다 완벽을 추구하지만 결코 완벽할 수 없는 인간은 어느 한 구석은 조금 열려 있는 불완전한 원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