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과 은유의 구별은 쉽지 않다 하지만 상징은 유의만을 제시하고 본의는 은폐되나, 은유는 'A는 B다'라는 예처럼 본의A와 유의B가 다 제시된다는 차이점이 나타난다. 원관념이 생략된 가운데 보조 관념만이 제시되는 상징은 비유와 같이 감각화로 새로운 의미를 드러낸다. 그러나 비유가 두 관념 사이의 공통성과 유사성에 기반한 것과는 달리, 상징은 감각적 대상으로서의 보조관념이 비본래의 의미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비유와는 성격을 달리한다
허물은 존재를 알리는 신호탄
소리보다 아프다
저 방에서 빠져나간 매미는 이제 밖에서
거대한 합주로 한여름 숲을 적시며
작열하는 태양과 맞서고 있다
절창의 화음으로
서늘하게 계절을 녹이고 있다
-며칠을 울기 위해
칠년의 어둠을 파먹고
한여름을 완성하였다.
시간 안에 신방을 차리면
소리의 족적들은 깨끗이 지워지고
세상의 문 따위도
조용히 닫고 떠날 것이다
오늘도 대학로 지하 소극장에는
한 번의 연극 공연을 위해
몇 개월의 낮과 밤이 움직이고 있다
-이희국 「어떤 공연」전문
진나라 육운(陸雲262-303)의 「한선부(寒蟬)賦)」의 서문에 따르면 매미는 오덕을 갖추었다. 관(冠)의 끈이 늘어진 형상이기에 글을 읽고 이슬을 먹기에 선비의 청렴(淸廉)을 지녔고 거처할 곳을 마련하지 않기에 검소(儉素)하고 때를 맞춰 죽기 때문에 신의(信義)를 지닌 것으로 본다
당나라 백거이도 매미가 처음 우는 때 「聞新蟬贈劉二十八」를 지었는데 여기서 매미는 꿈을 이루지 못한 선비의 모습 삶의 순리 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우리 시에서 홍윤숙의 ‘매미 소리’(「마지막 공부: 놀이 9」)가 ‘곡성’으로 상징화되어 있고 도종환의 ‘매미’(매미 상찬)에서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상징한다.
이희국의 시 「어떤 공연」에서 매미는 육운의 매미와는 다른 이미지를 드러낸다. 시에서 매미의 존재는 대학로 지하 소극장에서의 연습생의 삶을 상징화하고 이들을 ㄴ나란히 병치시켜 놓았다 매미가 지상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7년을 땅속에서 어둠을 먹고 지낸다는 점을 지하 소극장에서 작품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는 연습생으로 상징화한다.
시에서는 ‘어둠’이라는 공간과 ‘노력’한다는 점의 유사성을 들어 나란히 와 고통을 표현한다 원관념인 ‘매미’는 생략된 채 ‘합주’와 ‘절창’ ‘소리의 족적’ 등이 ‘거대하고’ ‘화음’을 이루고 지우는 감각화 과정으로 나아간다.
말하자면 의도적인 아닌 우연적 유사성에 기인하여 다른 무엇을 대신해 주는 행위가 드러난다. ‘매미’라는 상징물은 골라 거기에 ‘어둠’ ‘노력’ ‘무대에 올리는 행위’ 등과 같은 유사한 정조를 끌어냄으로써 본의인 ‘매미’의 원관념은 은폐되고 암시되면서 노력에 따른 결과물들이 더욱 신비성을 지니는 상황으로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