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by 김지숙 작가의 집

도마




을 가리키는 떨어진 도島

막히다는 막에서 생겨난 말

짧고 작은 동강을 뜻하고

끝까지 떨어뜨린다는 도막에서 온 도마

꼬리가 도막도막 끊어지는 도마뱀

쌍둥이를 가리키는 도마‘Thomas복음


썰, 무엇이든 받쳐주고

칼날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길게 누운 방패

도마로 살다간 사람들이 생각난다

유리도마 나무도마 플라스틱 도마 실리콘 도마

어떤 도마로 살다간 삶이 잘 산 것일까



주방에서 도마와 칼을 보면 음식이 어떤게 나올지 대강 짐작이 간다 물론 식재료에 따라서 도마를 구분해서 사용해야하는 것도 맞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마를 그다지 구분해서 쓰지는 않는다 생선을 자주 먹는 경우에는 생선용으로 쓰다 남은 도마를 버리지 않고 사용하기도 한다

요리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도마를 사용하는데는 좀 까다로운 편이다

유리도마는 칼자국이 남지않아 위생적이지만 칼날이상해 자주 칼을 갈아야 하고 음식을 자를때에 소리가 나서 거슬린다 나무도마는 칼질이 좋아 고기를 자르기에는 좋지만 나무가 잘려 나가기도 하고 세균번식이 심해 관리하기가 불편하다 플라스틱 도마는 흠집이 나기쉽고 알게 모르게 플라스틱가루가 음식에 섞여 들고 칼자국에 세균번식도 불안하고 김치국물들이 베여들어 모양이 좋지않다

마지막으로 내게 그나마 즐기는 실리콘 도마의 경우 흠집이 잘 생기지 않고 유연해서 썰고 난 식재료를 바로 용기에 담기 좋다 소독도 가능하고 칼질도 편하다 하지만 사용기간이 짧고 크게 칼질을 했을 경우에는 사이사이에 곰팡이가 쓸어서 교체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위생적이고 편리하여 실리콘 도마를 선호한다

이런 저런 도마를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온몸을 내어 준 도마 같은 사람들을 생각한다 우리를 지켜내기 위해 크고 작은 방패 역할을 기꺼이 해 낸 도마가 지닌 희생에 가장 근접하는 인물들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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