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희

by 김지숙 작가의 집

조영희


도교는 민간신앙을 바탕으로 노장사상 하는 자연종교이다 노장사상역리 易理 음양오행 참위讖緯의술 점성 정령숭배가 기반이 되고 무격신앙을 더한 한편, 신선사상을 중심으로 불교와 유교의 체제와 조직을 본떠 결합된 불로장생이 주목적인 현세이익적인 기복 수련 과의科儀를 목적으로 하는 다신적 의미를 지닌 자연종교이다

삼국사지에 따르면 한반도에는 고구려 영류왕(618-642) 때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어 도법과 도사를 파견하도록 청허고 이에 왕을 비롯한 고구려인들이 강의를 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도교의 주된 사상은 노자와 장자의 허무 염담 무의 등을 옳다고 여긴다 노장사상을 계승 발전하고 타락적 무지의 근거를 찾아 척결하고 자연의 실상을 깨달은 참 지혜를 통해 무위의 삶을 추구하는 무위자연사상이다



육체를 버리고 환한 이 자유

이제야 날아오를 수 있다

신혼 베개의 팔각모서리

양 날개깃이 날아간, 사지만 남은 한 쌍의 학

비록 날개는 실밥이 다 해져 없어져도

얼마나 기다려 지켜온 자유인가

한 뜸 한 뜸 수실이 풀려

내 몸뚱이가 공중분해 될 때까지

이제 아픈 날개를 치료할 일도 없다

소멸은 희미한 기억의 앙금도 없는 법

서둘지 않아도 세월은 삭는 법

날아가야지, 발목 잡는 가사 눈뜨기 전에

-조영희 「베갯잇」


조영희 시인의 시 「베갯잇」이다. 이 시에서 읽히는 비언어적 요소는 ‘낡은 베개에 남은 한 쌍의 학’, 그리고 ‘고통을 치료하는’ 행위이다. 고통은 얼굴 표정이나 신체 움직임 등으로 포착되는 시각적인 요소를 담은 몸짓을 표현한다. 물론 고통의 아픔을 신음하는 청각적 요소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죽어가는 사람의 모습을 베개잇의 ‘낡은 학’으로 표현되는 비언어적 구사는 결국 화자가 말하려는 ‘치료할 일도 없다’라는 언어적 요소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나타난다. 이 시에서 언어적 표현은 화자가 독자에게 의사소통의 범주를 정하고, 비언어적 요소는 화자가 직접 드러내지 않은 요소들을 강하게 전달하려는 수단으로 채택된다.

또 이 시의 화자는 죽음에 대한 자각을 ‘베갯잇’에 수 놓인 학을 매개로 ‘삶’과 ‘죽음’이라는 인생의 무거운 두 주제를 가볍게 풀어놓았다. 삶의 시간을 끝내는 과정을 치료할 일이 없는 날개가 아픈 학이 공중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모습으로 그려 놓았다.

인간의 생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시작되고, 그러한 관계 속에서 마감된다. 화자의 입장에서 보면 죽음은 ‘육체를 버리고’ 얻는 자유로 이미 죽음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고 삶의 연장선상으로 죽음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그러기에 화자는 삶에 얽매이지 않고 어서 빨리 죽음을 향하여 미련 없이 날아가게 되는 과정에서 도교적 죽음관에 이르는 인생을 완성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장자는 ‘인간의 생이란 기가 모인 것이고, 기가 흩어지면 죽음’(⌜지북유⌟ 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시에서도 대자연에 순응하는 물아일체적 도교 사상이 나타나며, 삶과 죽음은 상호 순환적이라는 긍정적 가치관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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