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인 시첩

시인詩人

by 김지숙 작가의 집


큰 방울란.png

시인



오래전 시인이 이 시대를 건너와

우리와 함께 산다면

그들을 부르는 이름은 따로 있었으리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은

詩人은 모두 詩人이라 是認하기 거북하고 是認의 숲 가운데 선 그들은

분명 그들끼리 詩詩한 또 다른 이름으로

서로를 불렀으리



시 <시인>에는 시에 대해 시인에 대한 많은 생각을 담았다 요즈음 발에 밟히는 셋이 통닭집 커피점 작가라고들 한다 문인들 중에서도 시인이 그 수가 가장 많다 나는 이 점이 의아하다 짧은 시 다섯 편이면 평생 시인이 되는 세상이다

시인이 되기 쉽다 이에 대해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다 솔직히 이에 대해 아무 감정이 없다 시인이라는 것이 되기 쉽다고 되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나 자신이 시력만을 내세워 신출내기 시인보다도 못한 글들을 내기가 부끄러워 누구에겐가 첨삭을 받고 또 타인의 이름으로 글을 내어 상 타기에만 급급한 시인들도 허다하다

시를 잘 쓰는 사람만 시를 쓰는 세상이 아니지만 최소한 시에는 진심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에는 진심이 담겨있어야 읽을 맛이 난다 기교를 부린 시 틀에 맞춘 시 실험적 시에는 감흥이 일어나지 않으니 그럴 수도 있다

한때는 정말 오래 전의 일제 강점기를 살다 간 시인들이 환생을 한다면 요즈음 시인들 중에서 얼마나 많은 시인들을 그들과 같은 종족으로 인정할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잘 쓰든 못 쓰든 시를 쓰는 문제에 대해 물을 것이 아니라 진심이 무엇인가에 의문을 갖게 한다 시를 위해 시를 쓰는지 상을 위해 시를 쓰는지 시인이라는 이름을 위해 시를 쓰는지 이도 저도 아니면 먹고살기 위해 쓰는지 그 무엇을 위해 시를 쓰는지 최소한 시인이라면 진심으로 스스로도 반성과 자성을 거쳐야 양심은 있어야 한다


그래, 적어도 나는 시에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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