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창을 열지 않아도
아침이면
내게로 찾아드는
푸른 산 푸른 바다 붉은 태양
길고 높은 골이 깊은 숲
들길은 덩굴들이 막고
이따금 하늘을 나는 물새
간밤에 내린 비에 젖은 나무
바다에는 오가는 배들
누가와서 그려놓고 갔는지
커다란 그림 한 점
눈앞에 걸어 놓고 갔나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서 창앞에 서면 밝은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보면서 참 기분이 좋다 아마도 그간 평생을 해뜨는 풍경들을 보아온 것이 최근 몇년 사이에 본 풍경 횟수에 훨씬 미치지 못하리라 일출의 풍광은 사람을 들뜨게 하고 왠지 모를 희망을 갖게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새해를 특별히 챙겨 사랑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 사는일이라는 게 그날 그날이 특별하지 않고 자신의 삶 조차도 때로는 그다지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다 그리고 그런 날들은 언제나 다지나고나서 알게 된다 인간의 삶이란게 너무나 소소해서 우주에 흩날리는 먼지같은 존재이고 그 먼지조차도 제대로 보이지 않은 입자로 떠돌아 그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없는 희미한 존재라는 것을 알면 좀 더 사는 일에 덜 힘들기로 했다
아둑바둑 살면서 세월에 때를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때를 세월에 맞추려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나뒹굴다가 힘들기도 하고 상처를 입고 상처를 주는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해가 하루에 두번 떠오르지 않는 것처럼 모든 것은 때가 있고 그 때를 잘 헤아려서 그에 맞춰서 살아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지나고나니 그 때가 진정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 것은 얼마나 허망한지는 알게 된다 삶에 겸손하고 삶을 알고 삶을 잘 누려야 한다는 것은 매순간 각성하지 않으면 그럴 수가 없을 것 같다 아침풍광 딱 하루에 한번 볼 수 있는 창밖의 풍경화를 보는 순간일지라도 그 광경은 조금씩 매일 다르다 사람의 모습도 그런것 같다 그날은 그날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