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Maslow는 욕구의 5단계를 생리적 욕구 안전욕구 사회적 욕구 자기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 욕구로 나누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하위단계의 욕구가 충족이 되면, 그 다음 단계의 욕구를 충족하려고 동기화한다. 즉, 상위단계의 욕구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위단계의 욕구가 우선적으로 충족되어야 한다.
이러한 욕구 중에서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배고픔 갈증 성욕) 안전의 욕구(safety, 육체적 심리적으로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욕구) 사회적 욕구((social, 소속감 애정 우정 자존심에 이르는 욕구)를 기본적으로‘결핍욕구’(D-need, Deficit need)라 하고 이 욕구들이 채워져야만 비로소 존경(esteem, 자기존중 자율성 성취감 사회적 지위 내적 존경)즉, 존재에의 욕구(B-need, Being need)가 나타나며 내적 존중이 충족되지 못하는 경우 A.아들러가 말한 열등 컴플렉스(inferiority complex)로 발전할 수 있다.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왔다
털 검은 고양이었다 뒷다리 질질 끄는
고양이었다 꼬리 잘린 고양이었다
밥 줘도 꼼짝 않고 있다가 아무도 없을 때에야
비로소 밥 먹는 고양이었다
본능이 저 몸 어디에 옹 틀었는지
밥그릇 넘보는 쥐를 그냥 둔다
세상 된맛 너무 일찍 알아버렸을까
좀체 경계를 풀지 않는 고양이었다
변변치 못한 하루 장사에
미친 짓 한다 스스로 욕하며
병원 들락이게 하는 고양이었다
여러 날이 흘렀다
미치도록
생각에 휩싸이게 하는 저 털 검은 짐승이
이젠 나를 쳐다본다 나만 보면
배를 뒤집는다
렌즈를 풀었다 조였다 종일 내 뒤를 쫓는다
-김민채「군식구」
시에서 화자는 고양이를 관찰한다.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왔다’그런데 그 고양이는 ‘뒷다리 질질 끄는 / 고양이었다 꼬리 잘린 고양이었다’ 에서 화자의 고양이의 신체를 보고 기본적인 생존 상황에 위협을 느낀 모습으로 물리적 현상만으로 판단하는데 그 고양이의 모습은 신체적으로 학대받았거나 혹은 예기치 못한 일로 깊은 상처를 받은 모습이다. ‘밥 줘도 꼼짝 않고 있다가 아무도 없을 때에야 / 비로소 밥 먹는’에서 화자는 고양이의 외형적인 모습을 관찰하기를 넘어서 그 내면까지를 들여다본다.
화자의 표현에 의하면 고양이는 안전에 대한 욕구마저 상실한 상태로 ‘밥그릇 넘보는 쥐를 그냥 둔다 / 세상 된맛 너무 일찍 알아버렸을까’라고 하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안전조차도 포기한 듯한 고양이의 모습을 포착하고 고양이의 태도를 화자의 내면으로 끌어들여온다 물론 사람이 아닌 동물의 경우, 인간이 갖는 기본 욕구를 스스로 충족시키기는 어려우며 인간의 보호와 사랑을 받는 상황을 보여준다
하지만 화자가 고양이에게 보여준 마음은 고양이의 모습을 매개로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과정은 감정의 변곡이 일어나는 지점이며 그 감정의 변곡점에서 화자는 자신의 내면과 고양이의 행태를 관찰하면서 얻는 복잡미묘한 감정 상태를 오가지만 결국은 연민지정을 느낀다.
이러한 화자의 내면은 A. H. Maslow의 사회적 욕구 C. P. Alderfer의 관계에의 욕구 C. McClelland의 친화의 욕구를 고양이에 대한 연민으로 확대시키는가 하면 이로써 되어 고양이에게 충족된 사랑을 보여주고 안정감을 제공하는 자로서의 만족감을 느끼고 이 감정의 확대는 사회적 연대감의 확대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