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지금까지 시들에서 살펴보면, 신현봉의 「고락중도苦樂中道」에서는 화자가 ‘여자’를 바라보는 마음은 감정변화의 임계점을 지나 흔들림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누가 지나가든 눈앞에 머물러 있든 개의치 않으며 어떤 감정의 동요도 일어나지 않는 호 불호 선악이라는 감정의 임계점을 넘어서고자 하는 화자의 마음상태가 나타난다. 이는 A.H.Maslow가 언급한 욕망으로 충족되지 않는 욕구가 아니라 이미 그보다 한 차원 높은 계층의 욕구로 나아가고자 한다
김민채의「군식구」에서는 고양이에 대한 화자의 연민이 화자가 고양이에게 보여준 마음이며 이는 고양이를 매개로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감정의 변곡이 일어나는 지점으로 그 감정은 연민이다. 이러한 화자의 내면은 A.H.Maslow의 사회적 욕구, C.P.Alderfer의 관계에의 욕구, C.McClelland의 친화의 욕구가 드러나는 것으로 이는 화자의 고양이에 대한 연민으로 확대되는가하면 이로써 되어 고양이에게 충족된 사랑을 보여주고 안정감을 제공하는 자로서의 만족감이 나타나는 사회적 욕구가 이루어지는 자신을 확인하게 된다.
박건자의「지금」에서 화자는‘위태롭게 부여잡고 있는 지금의 연속’이라는 표현에서 바뀔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그러면서 그것을 부여잡고 있는 일상은 그‘무엇으로 보상받을 것인가’에서 화자는 자신이 받는 현재 상황의 고통을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어떤 고통도 바라지 않지만 뿌리치지도 못하는 현실에서 발버둥치는 모습이 바로 현실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우리의 모습이다. ‘샛길로 빠져나가는 시간 앞에’서도 화자는 벗어나기 위한 욕구의 임계점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위태로운 현실을 붙잡고 서 있다.
유정옥의「홍단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이 행복인지 불행인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은 채 비슷한 감정의 변곡점을 오가는 상황을 형성한다. 하지만 주어진 상황, 주어졌던 상황 속에서도 불만족한 요인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다. 나아가 ‘통’과 ‘복통’이라는 고통을 매개로 맹맹한 삶은 욕구의 임계점을 넘어선다.‘하루를 보더라도 홍단풍 매년 보더라도 홍단풍’이라고 하여 확신이 서지 않던 자기 감정은 ‘홍단풍’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삶에 확신이 서는 상황이 나타난다.
양준호의 「촉각의 오후 두 시·3」에서 화자는 이전에 누린 적이 있던 편안함을 찾으려는 마음으로 스스로의 능력 안에서 현재 시점에서 원하는 삶을 과거 기억 속에서 찾으려는 성향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미 현재의 슬픈 감정이 임계점에 도달하였기에 또 다른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서 새로운 장소로 떠나고 싶어 한다. 현재의 슬픔을 넘어선 장소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찾아 떠나려는데 이는 화자의 자율욕구가 부르는 것으로 화자는 자아실현의 장소로 고향을 정하고 이를 찾아 떠나려는 각오와 심정이 잘 드러난다.
성숙옥의 「저물어가는」에서 화자는 자기내면에 존재하는 욕망을 바라보고 현재의 상황들을 반성하기에 이른다. 인간의 욕망은 기본적인 것이 어느 정도 충족되어야만 다음 단계로 이행된다. 하지만 시에서 화자는 여전히 낙엽이라는 힘든 상황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이고 이러한 감정의 임계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결국 더 힘들고 더 어려운 상황에 휘말려 있는 화자의 심정은 ‘낙엽’에 휘말린 모습으로 강화되어 나타난다.
윤유점의 「눈부신 것들의 묵도」에서 시의 화자는 냉장고 속에 피어나는 무꽃을 통해 생명의 욕구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화자는 꽃이 피어나기 위해서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 즉, 생의 임계점을 지나야 한다는 것을 터득한다. 또한 삶과 죽음의 변곡을 거쳐야만 성장하고 살아남는다는 점을 터득하고 있다.
임혜숙의「가방과 소금」에서는 시의 화자에게도 눈부신 소금을 담은 그녀의 가방을 보면 가끔씩은 자신의 내면에서도 비슷한 욕망이 불쑥 일어난다. 화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욕망의 임계점을 일깨우는 매개가 바로 ‘그녀의 가방’이다. 현재의 자신이 속한 일상에서 벗어나 지금의 화자와는 전혀 다른 삶을 담으려는 욕구가 임계점에 달한 상황에서 드러난다.
인간의 욕구에 대한 무수한 이론들은 인간의 일상적 삶을 진단하는 요긴한 방편이 되며, 욕구에 대한 충족이나 결핍으로 인한 상처들은 개개인마다 다른 성향과 결과를 드러낸다. 이러한 점은 시에서 화자 역시 마찬가지로 욕구의 다양성을 표현한다. 각각의 이론은 다양한 욕구의 각각의 계층마다 다른 변곡점을 드러내지만 궁극적으로는 공히 충족을 통해서만이 결핍된 욕구를 없앨 수 있다는 공통된 결론에 이른다.
앞서 언급된 시들에서는 마찬가지로 욕구의 임계점을 넘어서서 자아실현의 욕구로 나아가는 경우나 혹은 슬픔 생리적 욕구 등을 벗어던진 경우도 있고 임계점에 달하지 못하고 여전히 끓어 넘치기를 기다리는 화자의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인간인 이상 욕구를 완전히 충족시키며 살아갈 수는 없으므로 욕구를 추구하는 삶 자체는 자주 허망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결국 결핍된 욕구를 추구하기보다는 이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최고의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에 근접할수록 더욱 진실된 삶과 가까워진다는 점을 깨닫는 과정에서 내면의 깊이는 한층 더 깊어지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