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료를 넣지 않은 아귀탕
뼈다귀 사이의 고춧가루가
맛의 해학을 맵게 빛내고 있다
칙칙한 아마포 사이로 빠져나온
음란한 바스트 라인과
정욕적인 저 말라붙은 발가락
핥아도 진맛은 그대로
아득한 역사와 함께 무감각 상태로 누워있는 저 아귀 한 마리
그 황금빛 찬란한 마스크
주저 없는 눈길의 저주
서서 잠든 자의 영원
음산한 분위기로 빛나고 있다
-강남주 「미이라의 잠」 전문
이 시에서 화자는 ‘아귀탕 고춧가루 말라붙은 발가락’ 같은 아귀에 대한 기억을 망각하지 않고 뇌리에 기억하고 있다 시각적으로 보면 그로테스크한 외형은 충격적이리만큼 깊이 인식되어 있다가 다시 어느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자극을 받아 내면의 기억들이 겉으로 드러나면서 새로운 의미망을 구축하는 의미적 기억으로 발전된다.
또한 화자는 시에서 ‘아귀’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 가능한 기억들을 다시 들추어낸다 말하자면 과거에 경험했던 바 있는 재인이 나타난다. 붉은 색을 띤 아귀를 ‘황금빛 찬란한 마스크’라 하여 기존의 아귀찜에서 오는 기억이라기보다는 화자가 직면한 현재 상황에서 받는 시각적 자극에서 오는 아귀에서 나아가 과거의 기억 속에 내재된 아귀의 모습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의식적으로 촉발된 기억들을 해학적으로 전달한다.
무감각하게 누운 아귀는 ‘말라붙은 발가락’을 가졌다 ‘주저 없는’ 에서는 쭉 찢어진 아귀의 눈을 바라본 화자는 ‘저주’라는 어휘를 섬광처럼 떠올린다. 섬광적 기억(flashbulb memory)이란 트라우마에 대해 매우 생생한 지각적 표현으로 정서적으로 매우 강한 일화적 컨텐츠를 지닌다.(Brown & Kulik)
화자는 아귀에 대한 자신이 지각하는 여러 정보를 기억하고 전달하는 가운데 기억 속의 아귀가 주는 불안을 되새김하는데 이는 음성적이며 ‘뼈다귀 사이 / 칙칙한 아마포 / 음란한 바스트 라인 / 황금빛 찬란한 마스크’ 등에 이르는 시각의 언어화를 거쳐 의미적 기억으로 완성된다. 그밖에도 ‘음란한 바스트 라인과 정욕적인 핥아도 진맛’ 등에서는 개인의 시각적 미각적 경험의 기억에서 오는 일화적 기억이 의미적 기억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의미망을 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