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동 「도다리쑥국」

by 김지숙 작가의 집

오늘은 도다리 뼈부터 깡그리 바르리라 큼큼한 냄새 한 번 겁나게 좋은 이른 아침 입 안 가득 침부터 고여 원초적 욕망 참을 수 없을 때 언젠가 도다리 쑥국 끓여 지독한 숙취 풀어주던 옛날부터 사위사랑 장모님 얼굴 떠올라 쑥스럽고 주책없다 봄냄새 바다냄새 가득한 식탐의 밥상머리 누가 그랬지 당신은 모르실거야 웬만한 속쓰림쯤은 단번에 풀리는 그렇다고 멋모르고 덤볐다간 입천장 데는 봄 도다리쑥국의 뜨거운 맛

-한경동 「도다리쑥국」 일부




시에서는 도다리 쑥국의 ‘큼큼한 냄새’만으로도 침이 고일 정도로 이 국을 좋아한다는 점에서는 미각적 기억에 의존한 감각적 기억이 나타난다. 한때 느꼈던 감각이나 감정을 어떤 사건이나 사물을 접하는 계기로 다시 되살려 내는 기억을 감각적 기억(emtio memory)은 어떤 대상이 지각된 최초의 순간에 거의 기억된다

시각적 기억이 잊어버린 물건 장소 또는 인간의 내면적 이미지를 되살아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이 기억은 인식된 자극이 단시간 저장되며 지속적으로 연습하지 않으면 소실된다. 마들렌 효과 즉 ‘M. 프루스트 효과’라고도 하여 후각적 반응을 통하여 과거로 되돌아가는 기능이 있다(M. 프루스트) 이는 불수의적 기억의 일종에 해당되며 냄새로 연상하거나 사건을 유발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봄냄새 바다냄새 뜨거운 맛’ 등과 같은 후각 미각적 기억으로 촉발된 정보는 ‘장모님 얼굴이 떠올라’ 과거의 끓여주시던 도다리 쑥국과 자연스럽게 연계되어 그때의 입맛이 저절로 기억 속에서 녹아든다는 점에서 감각적 기억은 일화적 기억으로 바뀌어간다. 이러한 감각적 기억은 일화적 기억과 더불어 음식 스크립트를 통해 회상을 일으키는 매개가 되고 유사한 상황이 반복 재연될 경우 기억의 효율성이 더 높게 나타난다

화자는 도다리쑥국을 후각적 기억하며 이러한 상황들은 미각과 더불어 공감각적 기억을 불러내는 매개가 된다. 또한 ‘도다리 쑥국’으로 일어났던 특별한 맥락(Context)에 따른 정보와 관련된 사건과 연관된 기억들이 일어나는 경우, 감각(sensation) 감정(emotion) 특정 장소와 시간에 대한 개인적 연상(association)과 더불어 개인적 기억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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