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꿈

by 김지숙 작가의 집

첫꿈



그게 꿈인줄 알았다

하도 이루어지지 않아서

찬찬히 생각했다


잘 생각한다 그랬더니

그게 첫꿈이 아니었다


그래서 달래지 못한 갈망으로

타협한 꿈 주변에서 늘

허기진 채 서성였던 것을


다시 첫꿈을 밀어올린다

밤잠을 설친 그 설렘이

눈앞에 환하게 펼쳐져서

푸른 바닷물로 밀려든다




무엇인가를 갈망하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갈망하는 대부분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겉껍데기에 현혹되어 움켜쥐려고 애를 썼다 그래서 번번이 놓쳤다 그런데 그 갈망의 본질을 더듬어 보면 단순했다 그 길이 아니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고 충분한 기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외골수로 지향하고 이루어지지 못하면 간혹 스스로를 루저로 낙인하고 외롭고 고독한 곳으로 떠밀어버리는 일들을 자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사는 종이 한장보다도 더 얇은 차이로 방향이 달라진다

여태 이루어지지 못한 꿈에 대해서 깊이 생각했다 그 꿈을 꾸게 된 밑바탕을 또 생각했다 꿈이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것이 '되는 것'인데 '되는 어떤 것'에 집착하여 근본적인 꿈은 아예 잊고 살았다 그리고 그 어떤 굼을 가족의 테두리안에서 뭉뚱거려서 좋은게 좋다는 방식을 택하는 점도 있었다 어리석은 게 인간이라고 스스로가 만든 타협된 그 테두리를 정해 가둬 버린 것이다

꿈에 어떤 가격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꿈을 이루는 방식을 바겐 세일한 것으로 정한 것일까 그래서 애초에 꿈조차도 내게 이루어져주기가 싫었던 것은 아닐까 다시 처음 마음을 불러들였다 애초에 내가 그리던 그 꿈 바겐세일되지 않은 원형의 꿈을 다시 찾아왔다 그리고 내 마음에 길어 올렸다

다 죽어가는 나무를 살리듯이 '현실에' '지금 내가 가진 것에' 충분히 주눅 든 내 꿈을 이제는 기사회생시키기 위해 온 정성을 들인다 첫마음을 다시 새기며 그 첫꿈을 이루기 위해 또 다른 방식으로 희망의 회로를 돌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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