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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야 Nov 18. 2023

왜, 수능시험이 목요일인줄 알아요?

목요일인 이유가 따로 있는 걸까? 아니면 정말 그런 이유일까? 

  2023년 수능이 지난 16일에 있었다. 현재 우리가족 중 수험생이 없으니 수능이 딴세상 이야기다. 집에 10대들이 없으면 수능은 잊혀진 현재가 되어버린다. 우리가족도 몇 해전만 해도 연년생인 아이들 덕분에 변화로 점철되어 나이든(50대 이상의) 부모는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과목이 많은 입시 편성에 관심을 가졌지만,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아닌지라 공부에 집중하지 않았고, 그럭저럭 지방대를 갈 수 있는 정도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어린시절, 공부를 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많이 설명했지만 정작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 지을수 있는 능력이 있는 그런 스마트한 성격들이 아닌지라 이런 저런 핑계로 공부를 게을리하였다. 급기야 둘째는 학년이 올라갈 수록 성적이 떨어졌고, 심지어 수능성적이 모의고사 성적보다 낮게 나오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그래도 조르지 않았다. 후회는 자신의 몫이기에..., 그런 아들은 아직도 후회하지 않는다. 아직 20대초반이니 후회할일이 없겠지. 워낙에 남과의 비교를 하지 않는 성격에 공부 자체는 관심이 없다. 막내는 나름 공부를 해야 한다고 느꼈지만 끈기있는 성격이 아닐뿐더러 흥미도 쉽게 잃어버리는 천성으로 오래 무엇인가를 하지 못한다. 그래서 각자의 성적에 맞는 학교에 진학하여 나름의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 가족은 무난히 대학 졸업하고 무난히 취직하여 밥벌이 하고 사는데 지장없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와 아이들의 아빠에 의해 그렇게 성적에는 신경쓰지 않았지만 성격에는 신경을 썼다. 그래도 둘째는 사회성이 부족해 보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다시 수능 이야길 하자. 2023년 수능이 11월 16일에 있었다. 그 날은 나의 강의도 있는 날이었다. 강의 중간 쉬는 시간에 학생중 한명이 나에게 "왜 수능시험이 목요일 인줄 알아요?"하고 물었다. 난 수능이 왜 목요일로 정해진 것인지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순간 '어, 그런 의문은 가져본 적이 없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수능이 왜 목요일로 정해졌을지 나름 생각을 해보았다. 만약 월요일에 수능을 친다면 일요일에 모든 준비를 해야하니 공무원들이 일요일에 초과근무 혹은 특별근무를 해야해서? 만약 화요일에 수능을 친다면 월요일의 준비가 너무 바빠서? 아니면 수요일에 수능을 친다면 목요일과 금요일에 수업 진행이 안되어 학생들 단속이 어려워서 또는 수요일에 항공기 운항이 많아서?(예전에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듯한 느낌이다) 만약  금요일에 수능을 친다면 사회전반에 걸친 업무에 큰 방해를 받게 되어서? 등등의 많은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에 대한 반응은 "어~~. 그런가?" 또는 "아~~. 그렇구나. 그런데 좀 슬프다" 여야했다. 왜? '수능이 목요일인 이유가 수험생의 생사확인을 위해서'라고 했다. 정말 많은 생각이 교차하게 되는 대답이다. 물론 누군가의 생각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고, 정확한 사실은 아닐것이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가 수긍이 되는 건 뭘까?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것은 왜일까? 아~~. 그만큼 수능이 우리의 10대들 인생에 있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는 큰일인 것이다. 나는 "어쩜, 그러니."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다른 학생들이 "서울에서는 수능친 날 한강 다리 난간에 서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한마디씩 한데요. '학생,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야'라고요." , "여기는 수능친 날 시청앞에 술 사주는 아저씨들 많아요"라고 옆에서 한마디씩 거든다. (아~~. 여기는 지방입니다. 수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잘아는 아저씨들과 그들의 조카, 친척들이 사는 동네입니다). 

  지방의 문화는 아무래도 느슨하다. 10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듯하다. 나는 우리 가족만 공부에 느긋한 줄 알았다. 그러나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많은 부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수험생의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공부 잘하기를 바라고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을 얻어 편안하게 살게되길 바란다. 그러나 모든 아이들이 전부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교, 일명 SKY에 가면 좋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는 아이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한 반에서 SKY가는 학생이 몇이나 될까? 여기 지방에서는 한 학년에 다섯 손가락을 꼽는다. 그런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지방에 있는 회사에 취직을 하고, 지방에서 결혼하고, 지방에서 나이들어가는 것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현실이다. 누군가는 원대하고 방대한 꿈을 품고 서울로 상경을 하여 살아가겠지만 좌절과 실패를 겪으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나는 인생을 완성한다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생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완성된 듯이 보이지만 끝날때까지 끝난것이 아닌것이 현실의 인생이다. 한자로 인(人)은 사람을 뜻하고, 생(生)은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인생(人生)은 '사람이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살아 숨쉬는 것, 그렇게 한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 모여서 하루가 되고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일생이 되는 것이다. 일생의 완성은 죽음에서 완결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죽음이야말로 생의 마지막 순간이니까. 그런데 이런 인생의 시간이 길어졌다. 평균 수명이 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건 정말 평균 수명이다. 한 사람의 일생을 평균으로 내어 말 할 수는 없다. 여러명 중의 일반적인 평균을 말하는 것이 평균 수명이다. 나의 수명은 평균이 될 수 없다. 각자의 일생은 각자의 수명에 달린것이고, 일찍 마감하는 일생이 있고, 늦게까지 지속되는 일생이 있다. (아~~ 이야기가 삼천포로 가고있다. 정신차리자.)


  나는 지방대학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겸임교수이다. 요즘 학교에 가면 학교 분위기가 신입생 유치에 정성을 기울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입생 모집이 한창이다. 지방대는 아무래도 수시에 기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정시도 서울의 대학들이나 지방에서도 국립대학이 우선되고, 마지막 순서가 지방의 사립대학들이다. 그나마 간호사라는 직업전문직을 배출하는 대학이어서 그 나름의 학생모집이 어느정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수님들은 '학생을 가르치는 일만 할 줄 알았는데...'라고 한다. 그 만큼 입시철이면 학생뿐 아니라 대학도 힘들다. 이런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가 사회개선을 해야하지만, 모든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사회조직이 짜여진대로 따를 수 밖에 없는 개인들의 생활이, 인생이 나름 고단할 뿐이다. 

  매년 수능일이 되면 목요일이 수능요일인 이유가 생각 날 것이다. 그럼 또 슬퍼지며 우리 아이들의 인생이 걱정될 것이다. 아마도 내 손자들도 살아야하는 사회가 이런 모양으로 지속될 것을 생각하니 '갑갑하고 씁쓸하다.' 우리나라는 수능일에 나라 전체가 일시적으로 '셧다운'된다. 이같은 일을 외국의 어느 한 매체는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필수 경로로 여겨지는 한국에서는 수능이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전했다. 그래,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명문대학에 진학해야지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취업을 위해 명문대학 진학이 필수가 된 한국 사회의 특징인 것이다. 우린 이런 사회에 살고 있다. 대기업에 취업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좌절하면서 살아가는 사회. 


  수능일이 다가오면 추위도 다가온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주가 아주 추웠나 보다. 그래서 눈이 오고 바람이 불고 기온이 한 자리 수로 떨어졌나보다. 겨울이 시작되어 추운것을 수능이 되어서 춥다고 생각하는 나는 아무래도 미신이나 떠도는 속설을 너무 믿는 경향이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우리 나이때는 누구나가 그렇겠지, 뭐!'하는 위로를 나에게 전한다. 이런것이 내 인생이고 나의 일생을 좌우하는 내 사고방식이다. 어쩜 이렇게 인간이 간사한 동물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나를 보면서... 쩝!


  겨울이 오면 또 한 해를 마무리 해야한다. 해마다 수능이 끝나면 크리스마스가 기다리고, 그렇게 한 해가 마무리되며 1월이 돌아온다. 11월이 일찍일 수도 있지만 올해도 어떤 많은 일들을 했는지, 나는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곰곰히 정리해본다. 정신없을 12월을 대비하여 2023년의 이른 정리를 해 보아야겠다. 2023년은 나에게도 많은 변화를 제공하는 한 해였으니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이글을 읽는 분들도 정신없는 12월을 보내지 않기 위해 일찍 정리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2023년이 되었으면 한다. 수능이 끝나고 한해를 마무리하는 고3과 수능이 끝나서 본인의 수능을 준비하기위해 한해를 시작하는 고2의 인생에도 좋은일이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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