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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함께하는 노년은?

아날로그 꼰대가 되어 있을까?

by 나니야

나는 20세기 중반에 태어나 10대와 20대를 보냈고, 21세기에 진입하여 30대와 40대를 보냈다. 그리고 '코로나'라는 팬데믹을 무사히 넘기고 60대를 바라보는 입구에 섰다. 이 중년의 출구에 선 나이에서 가장 고민되는 것은 당연히 '어떻게 노년을 보낼 것인가'이다. 그것도 인공지능이라는 것과 함께 보내야 하는 노년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면 답이 별로 없다. 아니 상상이 잘 안 된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아직 겪어보지 못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머리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라고 느낄 수 있을까?


1990년대 말, 일본에서 처음 강아지 로봇이 노인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이라는 소식을 접했을 때 우리는 '그런가 보다' 했다. 별로 와닿지 않은 문제였다. 단지 '저럴 수도 있구나', '세상 좋아졌다' 또는 '인간관계가 그렇게 안 되냐'라는 생각들을 하면서도 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우리나라에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프로그램들이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강아지 로봇은 내 일이 되었다. 2010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1990년대 일본의 '강아지 로봇'이었다.

스마트폰이 보급화 되면서 노인들도 하나씩 폰을 장만했다. 아이들이 사주기도 하고 내가 돈을 모아서 사기도 하고, 장사치의 속셈에 넘어가 구입하고 후회하기도 했다. 복잡한 스마트폰의 세계에서 헤매던 노인들에게 효도폰이라는 것이 등장했다. 스마트폰의 많은 기능을 이용할 수 없는 노인층에 비싼 요금을 부과하는 것보다 알뜰하게 전화로만 사용할 수 있는 요금이 나타났다. 그러자 노인들은 필요에 의해서 바꾸거나, 자식들이 권해서 바꾸거나 하며 나름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하면서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만큼 휴대폰은 노인들에게도 필수가 되었다. 유선전화는 점점 사라지고 스마트폰을 펜던트처럼 착용하는 사람들의 나이가 점점 다양하고 폭이 넓어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마트하다. 나이를 불문하고 아주 스마트하고, 유행에 민감한다. 그리고 지능도 높아 뭘 가르쳐주면 빨리 배운다. 그건 나이가 든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기 위해 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70대, 80대들이 있다. 그들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에 동참하여 살아가고 싶은 욕망으로 이런 무료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침침한 시력으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컴퓨터의 사용법을 배우고 익혀서 실생활에 활용하려고 한다. 그렇게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노력하는 민족이다. 내 또래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휴대전화로 주로 사용하면서 한 두 개의 기능만 사용하는 또래도 많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은 스마트하게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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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은 직장인이다. 쓰고 싶은 글만 잘 쓰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현실이 아쉽다. 그래서 현실을 무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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