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MZ세대, 이해해야만 하나?

낀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이해하는 세대가 아닌 이해받는 세대가 되고 싶다.

by 나니야

문득, MZ세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해야 하는 생각을 하다가 우리를 대하는 MZ세대는 어떠한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우리는 MZ세대를 이해해야만 하나? MZ세대라고 불리우는 청년들이 우리를 이해하면 안 되는 건가?

얼마 전 무용가 이은미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유튜브를 봤다. 그녀는 그녀가 살아온 이야기와 자신의 무용에 대한 신념과 예술가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본인의 예술세계를 구축하려고 했지만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이념들을 마주 할 수밖에 없었고, 사회가 흘러가는 대로 따라 흘러갈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녀와 나는 거의 동시대를 공유했다. 살아온 방식은 다르지만 그녀가 보낸 10대, 20대 시절의 사회에서 나도 10대, 20대를 보냈다. 그녀는 그녀의 신념대로 그녀에게 주어진 시절을 보냈고, 나는 나의 신념대로 나에게 주어진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나의 젊은 시절도 내 방식대로 행동한 측면이 분명 있었다. 그래서 나도 '요즘 애들'이란 소릴 듣기도 했고, 선배들에게서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내가 요즘 그런 말을 사용한다. MZ 세대라고 불리는 젊은이들에게 말이다. 나의 젊은 시절과 요즘의 MZ세대의 차이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것은 나는 '젊은애들이 어른을 이해해야지'라는 말을 들으면서 보냈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나에게 '나이 든 사람이 젊은 사람을 이해해야지, 요즘 애들이쟎아요'라고 한다. 나는 이해받지 못하고 이해해야만 하는 세대의 사람인 것이다. 젊었을 때나 지금이나 윗세대나 아래 세대나 '나보고 이해하라' 한다. 그래서 우리 세대는 이해해야만 살 수 있는 세대가 되어버렸다. 젊은 시절 민주화운동의 열기와 함께 군사정권에 반기를 들고 치열하게 생활했던 윗세대를 이해해야 했고, 지금은 휴대폰이 생활가전의 하나가 되어버린 세대를 이해해야 한다. 어디에도 시티폰이 보급되던 세대를 살아온 나를 이해해 주는 세대는 없다. 나의 젊은 시절처럼 나도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젊은 애들이 어른을 이해해야지'라고 말하면 안 되는 걸까? 만약, 내가 그렇게 말하면 '꼰대'라고 한다. 나는 꼰대가 되더라도 젊은이들의 이해를 바라고 싶다. 젊은이들에게 역사를 지나온 우리 세대를 이해하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자꾸만 MZ세대를 이해하라고만 하는 지금의 시류에 고개가 갸웃해지는 것은 나뿐인가? 왜 이해해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걸까?

어렵다. 세상사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라 시대의 흐름이 나를 어렵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가로막고 세대 간에 이름을 붙여 편가르기(?)하는 사회가 어렵다.

살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해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나도 이해받고 싶고, 살아온 세월을 인정받고 싶다. 이해한다는 것은 인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명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 사이에 끼여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1965년생인 나는, 아니 나와 같은 세대를 살아온 우리가 이제는 이해만 하는 세대가 아닌 이해받는 세대, 즉 인정받는 세대가 되고 싶다는 희망이 욕심일까?

현재의 나는 내가 살아온 시간들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할 수도 있다. 내 인생의 시간들을 고스란히 살아온 지금의 50대들이 자식 세대를 이해만 하는 것이 아닌 자식 세대에게 존경받고, 인정받는 어른 세대이고 싶은 것이다. 서로의 세대차를 인정하고, 이해해야만 건강한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일방적으로 나이 든 세대가 어린 세대를 이해해야 한다고는 강요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부는 '사회가 변하니까 어른 세대가 이해해야지'라고 하지만, 그 변화된 사회를 만든 것은 우리 세대가 젊은 시절에 그만큼 노력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젊은 세대를 이해해야 하는 것처럼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세대도 우리 세대를 "꼰대"라고 몰아붙이기 전에 그렇게밖에 될 수 없었던 지난 세대에 대한 역사적인 인식과 사고의 깊이가 바탕이 되는 건강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Jul-30. 2022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요양병원은 요양원과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