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할 때

무기력

by 놀마드

언제부터인가 주말이 반갑지 않다. 예전엔 주말만 기다리며 버텼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노는 것이 달갑지 않다. 미래에 대한 걱정, 나 자신에 대한 고민이 더 커졌다.


예전 회사에 다닐 때는 단순히 불평만 했다. “우리 회사는 왜 이러지?”, “왜 일을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 같은 찡찡거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나에게 묻고, 내 미래를 생각한다. 고민의 깊이는 생겼지만, 부정적인 생각이 습관이 되어 나를 갉아먹는 느낌이다.


최근 인턴 기간이 연장되었다. 동기들은 정직원이 됐다. 착잡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한다, 회사에 맞춰가면 된다”는 위로를 주변에서 들었지만, 정작 나는 나를 위로하지 않았다. 스스로를 깎아내리기 시작했고 점점 위축됐다. “나는 뭐 하나 잘하는 게 없다”는 자책이 따라붙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입사 미션은 2~3년 차 실무자들이 만장일치로 높은 점수를 줄 만큼 좋았다. 그때의 나는 분명했다. 그런데 지금은 회사와 평가자에게 맞추느라 중심을 잃고 흔들린다. 답답하다. 나는 나름의 논리와 근거로 일하려 하지만, ‘근거’보다 ‘매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객을 성공시키지 못할 것 같다”는 말도 듣는다.


하지만 고객 성공은 실행과 성과로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시도도 해보지 않고 안 된다고 단정하는 태도에 속이 상한다. 동기들을 보면, 한 명은 분명한 성과가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성과가 부족했지만 화려하고 신박해 보였다는 이유로 정직원이 됐다. 내가 부족한 건 인정하지만,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재미없고 정직하다’는 이유로 벽을 세우는 건 억울하다.


그렇다고 포기하진 않는다. 정직원이 되면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열릴 것이다. 더 많이 부딪히고, 더 많이 배울 것이다. 다만 지금 당장 못하는 것이 답답할 뿐이다. 회사에 들어온 이상, 평가 기준에 맞추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도 안다. 평가자들은 나보다 더 잘 아는 부분이 있을 테니까.


그래도 나는 그들과 다르다. 모든 말에 동의할 수는 없다. 내가 보는 세계가 그들과 같을 수는 없다. 회사의 시선과 내 시선이 다르다면, 그 사실을 받아들일 뿐이다. 인턴 기간이 한 달 더 연장됐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나를 낮추지 않을 것이다. 대충 하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버티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분명 능력 없는 사람이 아니다. 내 방식으로 증명하겠다. 오늘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왜 정직하면 안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