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대한민국의 공격수 황희찬의 울버햄튼 임대 이적이 확정됐다. 지난 2년 동안 황희찬에게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던 울버햄튼인 만큼, 이번 이적은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혹자는 황희찬의 울버햄튼 이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아다마 트라오레, 다니엘 포덴세 등, 울버햄튼의 막강한 공격진 속에서 황희찬이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그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현재 득점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울버햄튼의 상황이라면, 황희찬은 분명 울버햄튼에겐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 영입일 것이다. 해결사와 조력자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문제를 해결해 줄 새로운 ‘만능열쇠’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황희찬의 해결사 기질
황희찬은 2018-19시즌, 레드불 잘츠부르크 소속으로 40경기에 출전해서 16골을 득점했다. 2019-20시즌에 55경기에 나와서 27골을 기록했던 라울 히메네스를 제외하면, 울버햄튼에 황희찬보다 단일 시즌에 더 많은 득점 수를 기록했던 선수는 없다.
하지만 ‘믿을맨’이었던 히메네스마저 이번 시즌에는 장기 부상의 후유증으로 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영입생’ 트린캉마저 해결사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아다마 트라오레와 다니엘 포덴세는 지속적으로 득점력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던 선수들이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현재 울버햄튼은 리그 개막 후 3경기 동안 무득점의 늪에 빠져있다.
비록 지난 시즌 라이프치히 도전기는 한정된 출전 시간과 코로나19 후유증 등의 이유로 인해 실패로 끝이 났지만, 그 이전에는 엘링 홀란드(현 도르트문트)와 함께 잘츠부르크의 대부분의 득점을 담당했었던 황희찬이다. 황희찬이 충분한 출전 시간과 함께 자신의 해결사 기질을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보여줄 수만 있다면, 자신의 기량을 만개함과 동시에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팀을 구해낼 수 있을 것이다.
#황희찬의 조력자 기질
울버햄튼의 주축 스트라이커인 라울 히메네스와 황희찬 사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투톱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라울 히메네스는 과거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공격수지만, 2018-19시즌 디오구 조타(현 리버풀)와 함께 투톱으로 나섰을 때부터 자신의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황희찬 역시 마찬가지로 2019-20시즌 엘링 홀란드와 함께 최전방에 섰을 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해봤을 때, 황희찬은 라울 히메네스의 옆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며 팀의 득점을 도울 수 있다. 현재 폼이 떨어져 있는 히메네스인 만큼, 울버햄튼 입장으로서는 황희찬이 더욱더 넓은 활동 반경을 통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팀의 공격에 기여하길 바랄 것이다.
#새 감독과의 궁합
축구 선수가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기 위해선 여러 가지 요소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단연 감독과의 궁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시즌을 시작으로 울버햄튼의 지휘봉을 잡게 된 브루누 라즈 감독은 시즌 개막 후 전방에 3명을 위치시키는 3-4-3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라즈 감독은 커리어 내내 4-4-2 포메이션을 선호하던 감독이다. 따라서 현재의 포메이션은 임시방편일 뿐, 팀이 안정화되면 라즈 감독은 4-4-2 전형을 꺼내 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라즈 감독의 인터뷰는 그러한 예측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라즈 감독은 지난 3라운드 맨유와의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황희찬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전에 그가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뛴 것을 본 적이 있다.”라며, 황희찬을 투톱으로 활용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또한 라즈 감독이 전술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감독이라는 점도 황희찬에겐 좋은 효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라즈 감독의 성향은 황희찬의 잘츠부르크 시절 ‘은사’ 제시 마치 감독과 ‘공격적이고 압박을 중요시하는 축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기도 하다. 자신에게 최적화된 전술과 포메이션에서 활약할 수 있다면, 황희찬에겐 이보다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황희찬은 현재 자신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울버햄튼에서마저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유럽에서의 커리어는 점점 더 꼬이게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해봤을 때, 그럼에도 새 시즌 황희찬의 전망은 밝은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황희찬의 존재는 울버햄튼의 골 가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고, 또한 그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감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연 황희찬이 지난 시즌의 아픔을 딛고 프리미어리그의 울버햄튼에서 화려하게 부활의 서막을 올릴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