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성과 특수성의 공존'에서 이어지는 모순을 통해 사르트르는 이 책에서 지식인의 기원과 지식인의 기능, 또 작가가 왜 지식인인지를 말하고 있다.
먼저 지식인의 탄생은 부르주아에 의해 주입된 부르주아 휴머니즘의 특수성(모든 사람은 부르주아이다)과 지식인이 속한 프티 브르주아라는 계급, 그리고 실천적인 지식의 학습을 통해 얻은 과학적/기술적 방법의 보편성의 공존을 통한 모순의 탄생과 그 모순에 대한 자각에 의해 일어난다.
지식인은 거짓 보편성의 탈을 쓴 특수성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보편성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나타나는 이데올로기에 맞서기 위해 그 자신도 실천적으로, 즉 급진적으로 대항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보편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지식인의 목적과 프롤레타리아의 목적이 같은 방향임을 깨닫고 지식인은 자연스럽게 프롤레타리아의 편에 서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모순을 드러내고 사회 민주주의의 권리를 부르주아 민주주의에 보충하는 것.
한편 선천적으로 얻은 모순으로 인해 지식인이 된 학자들과는 달리 작가는 그 직업의 특성상 지식인이 될 수밖에 없다. 언어 자체가 지닌 특수성과 보편성의 갈등 사이에서 자신의 체험이라는 특수성을 통해 구체적이지 않은 형태로 삶과 세계를 드러내야 하기 때문. 한마디로 "작가는 자신의 내적인 과업 속에서, 지평선상에서 삶을 확인하는 보편화를 암시해가면서 그 자신이 직접 체험의 차원 위에 머물러야 하는 의무를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
매우 흥미로운 책이었다. 마르크스주의에 관해 공부하고 난 뒤 이 책을 다시 읽으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특히 '프롤레타리아는 보편성을 지향한다'라는 부분이 잘 이해 가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