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우 흥미로웠다. 저자는 책에서 현상학적 환원이라 여길 수 있는 방법론을 이용해 근대 문학을 규정한다고 생각되는 요소들을 분석한다. 문제 설정에 의한 대립이 아니라 그 문제 설정 자체를 보는 접근 방식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2. 저자는 '마치 선험적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외부에서 주어진 것으로, 어느 순간 전도되어 원인과 결과가 뒤바뀌고 원인이 은폐되는 현상'의 틀을 통해 여러 가지를 분석한다. 예를 들어 '나', '주체'는 서양 근대 소설의 요소로 이전에 존재했던(것처럼 여겨지는) 일본의 '나'는 서양의 '나'와의 대립 속에서 발견(실은 발명)되었다는 것. 풍경화와 산수화의 비교를 통해 이를 설명하는데, 한마디로 기하학적 원근법의 소실점(나)을 통해 대상을 풍경으로서 파악하는 풍경화와는 달리 산수화에서는 소실점 없이 대상을 관념으로서 파악한다.
3. 그런 틀을 다양한 곳에 적용해보고 싶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건축에서 모더니즘의 수용사라던가, 한국성의 인식이라던가. 재미있을 것 같다.
평점은 5점(5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