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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생 Mar 30. 2021

<젊은 날의 초상>을 읽고



1. 감동적인 소설이었다. 화자에게 완전히 이입해 내가 그 시대를 사는 양 이야기를 즐겼다. '젊음' 아래 시간의 경과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 소설에서 그리는 공기를 지금은 맛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퇴보적 낭만주의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에게 그 시대는 낭만 이상의 것을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어 마르크스나 사르트르를 읽고 학생 운동에 투신해 그 좌절을 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 그런 젊음에 관대했던 시간이 그립다. 그 시대에 살지 않았던 사람이기에 느낄 수 있는 어이없는 향수에 불과하겠지만.


3. 끝으로 <그해 겨울> 끝자락에서 주인공의 다짐을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와 겹쳐 본 일을 반성해야겠다. 아마 나는 우습게도 사르트르를 현상학적으로 보지 못한 모양이다. 퍼즐 맞추기라도 하듯 소설을 무슨 무슨 주의에 끼워 맞추며 무식을 과시했다. 감상과 허영, 익기도 전에 병든 지식을 던지겠다고 다짐한 직후 허영을 부렸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평점은 5점(5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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