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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꿈

무모함이 냉혹함으로 냉혹함은 인내로.

by 금봉



무모함이 냉혹함으로

냉혹함은 인내로.


무모하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떤 지식과 배움의 길 없이

단지 읽고 쓰기를 좋아한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글쓰기는 과한 욕심으로 둔갑한 채

단지 작가라는 이름 하나를 꾀기 위해

종이책을 발간했다.


작가, 작가란 무엇일까?

라는 의문에 대하여 고뇌하기보다

그 단어를 갖고 싶었던 모양이다.


일 년이 채 되지도 않은 엄청난 속도의

글쓰기는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 냈고

그 결과물에 대해 한탄하고 후회했다.

또한 허영의 결과물이 낳은

냉혹함을 맛본 후 난 숨고 또 숨었다.

그리고 마치 처음 ㄱㄴㄷㄹ을 배우는 사람처럼

아주 천천히 글쓰기에 대한

걸음마를 다시 시작했다.


수많은 창작 플랫폼에 손을 뻗으며

내 인내와 창작이라는 큰 틀에서

얼마나 헤엄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글쓰기란 자유로움 안에서 얼마든지 게을러질 수 있고

아주 빠른 포기는 어떤 작가라도 모두 경험하고 만다.


나는 그 속에서 브런치 스토리를 만났고

글쓰기를 위한 수많은 포기와 단념으로

시간을 좇아가는 중이다.


창작이라는 큰 틀은 부유란 가능하지 않았다.

손과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틀에서 나, 를 잃고 만다.

브런치 안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작가의 창작품은

어떤 작품하나라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필력에

모든 것을 갈아 넣었을 것이다.


여러 작품을 연재하면서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다.

내 글을 접하는 이들의 수가 늘지 않았고

때론 형편없는 조회수를 유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연재하던 작품을 포기하기도 했다.

물론 브런치 내에서도 내 활동 또한 아주 미비하다.


그때 첫 메일과 첫 댓글을 확인했다.

브런치 내에서 많은 구독자를 품고 있는

작가의 인사였다.

포기라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던 그때

냉혹한 이 세계에서 내가 인내할 이유를 찾았다.


내 글을 접한 다른 작가나 독자에게서

재미, 추억, 아름다움, 슬픔이라는 단어를 듣는다는 건

정말이지 얼마나 귀한 경험인지

아직도 그때의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이 경험은 나를 특출 나게

인내하는 자로서 일어설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수없이 많은 시간을 허탈하게 보낸

나를 비롯한 많은 작가의 경험에는 분명

인내하는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나는 브런치 스토리를 통해 하루의 결을 만들었다.

그 행위는 지금도 계속 반복되고 있고

결과물에 대한 인내를 또 인내하는 방법도 습득하는 중이다.


꿈, 이란 단어 자체가 가을 하늘처럼 광활하다.


작가라면 누구나 그렇듯 내 창작의 결과물을

많은 독자에게 보이며 공유하는 것,

그리고 그들이 내 결과물을 응원하고 찾아주는 것,

그 꿈을 갖고 그들은 지금도

브런치 스토리 안에서 매진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을 그리고 나를 마음 깊이 응원한다.




『브런치 스토리 연재작 <넣고 씹기의 단순한 기록> 중에서』 발췌.


벗은 늘 그렇듯, 대뜸 밀고 들어왔다.


“야 너 제주도지?”


“응”


“와, 너 진짜 팔자 좋다”


순간 내 벗의 말투와 머릿속을 가장 잘 아는 내가

화를 낼 만한 일인가? 생각했다.

분명 별 뜻이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숨을 골랐다.


“여보세요?”


“응 말해”


“아주 팔자 좋은 직업이야,

혼자라서 진짜 신나겠다?"


나는 혼자 남았던 그날,

내 좁은 내면을 넓히기 위해 노력했던 날을 생각했다.

누구보다 나를 아는 벗이지만 내 벗은 이날의 나를 몰랐다.


“그래 팔자 좋다, 나…”


나는 웃었다.


뜨거웠던 커피는 다 식어 빠졌고

컴퓨터 위 손이 떨어진 채 공중에 멈췄다.




하루 중 긴 시간을 완벽하게 집중하여

글을 적으면 이천 자를 겨우 적는다.

그것도 의도와 다른 감정이거나

지나친 감정이라면 지워버리기 일쑤.


긴 시간의 동적인 움직임은

시간이 지날수록 뻑뻑한 눈과

솟아오른 어깨는 경직된다


누군가 내게 말했다

팔자 좋은 직업이라고.


나는 꼭 말하고 싶다


작가는 직업이라 말하기 부족하다.

열망하는 것을 꿈꾸는 자다!


열망하는 것을 꿈꾸는 행위가

당신은 쉬웠고 편했던 모양이다.


다시 한번 말한다, 우리는 꿈꾸는 자다

지금도 의자에 몸을 부딪는 꿈 꾸는 자.


이들이 드러나는 이름과 빛나는

책 속에 함께 하지 못한다 해도

그들은 응원의 박수를 받을 만하다


세상의 모든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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