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분명 오래된 시멘트 바닥이었다.
고르지 못한 입자를 억지로 발라 놓고 말린 거친 바닥, 분명 그곳은 시멘트 바닥이었다.
나의 손바닥에서 손가락들이 액체에 미끄러져 길게 뻗은 손톱으로 서로 상처를 냈다.
자꾸 떠지는 눈꺼풀에 접착제라도 발라 놓은 것처럼 애써 다물며 눈 알이 뽑힐 듯 힘을 주었다.
필요하지 않은 물음을 나는 비웃으며 말했다.
“지옥인가?”
나는 다시 말했다.
“죽은 건가?”
이제 눈을 떠도 될까?
손바닥은 다시 차가운 시멘트 바닥을 더듬거렸다.
다행이다. 거친 바닥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죽은 것이다. 쥐가 날 정도로 앙 다문 눈을 천천히 벌렸다.
빛, 아니 보이지 않는 그 어떤 두려움의 존재, 가 나를 휩쓸어 가길 간절히 빌며 벌렸다.
그리고 짐승의 목소리로 소리쳤다.
“악, 악 제발
다시 살고 싶어”
그녀가 속삭였다.
“당신의 지옥은 끝났어
자, 훨훨 날아
훨훨”
나는 날았지만 캄캄한 어둠 속에서 갇힌 채 어딘가에 매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