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육미(魚頭肉尾). 생선은 머리가 맛있고, 고기는 꼬리가 맛있다. 오래된 말이다. 좋은 부위를 알아보는 안목을 뜻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한 번만 생각해 보자.
생선에서 가장 살이 많고 맛있는 부위는 어디인가. 머리가 아니다. 몸통이다. 고기도 마찬가지다. 꼬리에는 먹을 게 별로 없다. 가장 좋은 부위는 역시 몸통이다.
머리와 꼬리. 둘 다 먹을 게 없다.
그러면 질문이 바뀐다. 왜 이 말이 생겨났을까. 누가, 왜 머리와 꼬리를 "가장 좋은 부위"라고 이름 붙였을까. 그리고 왜 사람들은 그것을 의심 없이 믿었을까. 이것은 음식 이야기가 아니다. 우민화의 이야기다.
몸통을 먹은 사람이다.
상을 차린다. 가장 크고 살이 많은 몸통은 자기 앞에 둔다. 그리고 머리와 꼬리를 아랫사람에게 내려보내며 말한다. "가장 좋은 부분을 주는 것이다." 받는 사람은 고마워한다. 윗사람의 배려라고 여긴다.
이것이 어두육미의 진짜 구조다. 좋은 것을 나눠 준 것이 아니다. 나머지를 주면서 "이것이 최고"라고 이름을 바꾼 것이다.
우민화가 완성되려면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받는 쪽이 자기가 받은 것을 최고라고 믿어야 한다. 어두육미라는 말 자체가 그 믿음을 만드는 장치다. 꼬리를 받고 감사하게 만드는 언어.
이 구조가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는가.
먼저 머리를 보자. 매년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기관 청렴도를 평가한다. 등급이 나온다. 조직은 이 등급에 목숨을 건다. 청렴 교육을 하고, 서약서를 쓰게 하고, 제도를 만든다. 그리고 밖으로 내보낸다. "우리 기관 청렴도 몇 등급입니다." 청렴도 등급, 벽에 걸린 외부 표창장,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는 MOU 체결식. 전부 머리다. 먹을 건 없지만, 밖을 향해 조직의 정당성을 포장하는 데는 쓸모가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준비하느라 실무자의 시간이 소모된다. 몸통을 볼 여유조차 없게 만든다.
다음은 꼬리다. 아래를 향해서는 이렇게 내려온다. "열심히 일하면 된다." "실력이 답이다." "성과로 승부해라." 100명을 승진시킬 때, 80명은 규정대로 공정하게 돌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도 우리 회사는 공정한 편이야"라고 믿게 된다. 20%의 부조리를 80%의 공정이 세탁해 주는 구조다. 이것이 꼬리다. 먹을 건 없지만, 아래를 계속 뛰게 만드는 데는 쓸모가 있다.
"청렴하라"도 꼬리다. 청렴 교육을 듣는 사람과 청탁을 하는 사람이 같은 건물에 있다. 교육은 아래만 듣는다. 규칙은 아래쪽에만 적용되고, 규칙을 만든 사람은 그 바깥에 서 있다.
그러면 몸통은 어디 있는가. 위로 올라갈수록 일 잘하는 사람보다 잘 비비는 사람이 올라간다. 윗사람에게 필요한 건 조직에 이득이 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리를 지켜줄 사람, 자기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사람. 승진의 선후를 가르는 진짜 기준, 좁아지는 문의 열쇠. 이것이 몸통이다. 자기들끼리 나누는 것.
머리는 밖을 향한 포장이고, 꼬리는 안을 향한 통제다. 둘 다 먹을 게 없다. 몸통만 조용히 나눠진다.
주역(周易)에 풍지관(風地觀)이라는 괘가 있다. 바람이 땅 위를 지나가는 모양이다. 위에서 바람처럼 무언가를 흘려보내면, 아래에 있는 사람은 그것을 본다. 관(觀)이라는 글자가 핵심이다. 보여주는 자가 있고, 보는 자가 있다.
문제는 보는 쪽이 자기가 스스로 본 것이라고 착각한다는 점이다. 청렴도 등급을 보고 "깨끗한 조직이구나"라고 느끼는 것, 80%의 공정한 승진을 보고 "공정한 곳이구나"라고 느끼는 것. 차단이 아니라 보여주기다. 보여줬으니까 투명하다고 느끼고, 투명하다고 느끼니까 의심하지 않는다. 정보를 막는 것이 아니라, 보여줄 것만 골라서 보여주는 것. 이것이 풍지관이 말하는 우민화의 구조다.
어두육미는 단순한 속담이 아니다. 지배의 기술이다. 가장 오래되고 가장 효과적인 기술. 좋은 것을 빼앗는 것보다, 나쁜 것을 좋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빼앗으면 저항이 생기지만, 믿게 만들면 감사까지 한다.
당신이 받은 것이 정말 최고인지,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다면 — 그 구조는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에 누군가 당신에게 무언가를 주면서 "이게 제일 좋은 거야"라고 말하거든, 한 번만 물어보라.
몸통은 어디 갔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