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의 말들
늙는다는 건
비어가는 일이다.
비어가는 자리는
말로 메워진다.
명예, 자식, 돈, 학벌.
손때 묻은 목록을
끝없이 반복한다.
반복은 생존이고,
듣는 사람은
그 생존의 연료다.
말은 길고,
사실은 짧다.
허기를 감추려고
과거가 과장되고,
디테일이 증식한다.
그 증식은
내 시간을 잡아먹는다.
나는 더 이상
그들의 허기까지
떠안고 싶지 않다.
밥 사세요.
조금의 값은
당신을
잠시나마
점잖은 노인으로
세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