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story][필독] 최후에 오르는 자산

자본의 최후의 귀착지는 어디인가?

by 매드본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 오늘날 개인 투자자가 손에 쥐는 현금은 이런 자산들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자산들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 즉 자본이 끊임없이 자신을 불려가며 흘러가는 경로를 보여주는 지도와도 같다. 그 흐름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떤 자산이 최종적으로 모든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종착지'가 되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 자본주의 구조 자체에 대한 탐구다. 자본은 어디로 흘러가며, 왜 그렇게 흘러가는가?


유동성의 순환: 현금은 어디로 가는가

처음엔 주식과 비트코인 같은 고위험, 고수익 자산이 있다. 이곳에서 현금이 만들어진다. 위험은 크지만 수익률이 높고,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다. 다음 단계는 부동산이다. 사람들이 그 현금을 모아 실물 자산인 부동산에 투자한다. 안전하고 물리적으로 존재하며, 임대 수익 등 안정적인 캐시플로우가 가능하다.

부동산에서 다시 누군가는 돈을 번다. 자산 가격이 오르거나, 임대수익을 얻거나,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로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한다. 그 현금은 다시 금융시장으로 들어간다. 주식이든, 또 다른 부동산이든, 혹은 비트코인이든. 이렇게 자본은 회전한다. 자산 가격은 점점 오른다.

이 순환이 반복되면, 결국 자본은 어디로 쏠릴까? 이 질문은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구조적 분석을 요구한다.


최후에 오를 자산: 구조적 조건

자산 가격이 계속 오르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유동성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시장이 커야 한다. 둘째, 자산을 보유하는 데 있어 정책적, 법적 리스크가 적어야 한다. 셋째, 자산 자체가 높은 미래 수익률을 내야 한다. 넷째, 통화의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자산은 주식이다. 특히 미국 주식이다. 왜냐하면 미국은 다음의 구조적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패권: 세계 인공지능, 반도체, 클라우드, 바이오, 플랫폼 산업의 중심에는 미국 기업들이 있다.


달러 패권: 세계 자본은 결국 기축통화 자산으로 회귀한다. 달러화 자산은 자본의 최종 안식처다.


법적 안정성: 미국 시장은 예측 가능하고 제도적으로 정비되어 있다.


시장 개방성: 외국 자본의 유입에 우호적인 구조다.


이런 조건 속에서, 나스닥과 S&P500에 상장된 기업들은 유동성의 최종 귀착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술 기반 기업들이 그렇다.


어떤 주식이 최종 수혜자인가?

AI 및 반도체 인프라 엔비디아, AMD, ASML, TSMC 등은 인공지능 연산과 데이터 인프라의 기반을 제공한다.


클라우드와 플랫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전 세계 비즈니스 운영의 표준 플랫폼을 제공한다.


에너지 전환 테슬라와 태양광, 배터리 기업들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


바이오 및 의료기술 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이버보안 및 소프트웨어 인프라 디지털 전환 시대의 필수 인프라로 부상 중이다.


이들은 단순히 실적이 좋은 기업이 아니다. 이들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추구하는 ‘미래의 생산성’을 상징하는 기업들이다. 그래서 자본은 이곳으로 모인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은?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은 자본 유동성의 '최종 수용지'로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글로벌 플랫폼의 부재 한국 기업은 하드웨어나 내수 기반에 강하지만, 글로벌 플랫폼 기업은 없다.


기축통화 아님 원화는 환위험이 크며, 자산의 가치보존 수단으로서 신뢰도가 낮다.


지정학적 리스크 북한과의 긴장, 중국과의 미묘한 외교관계 등은 외국인 자본 유입을 제한한다.


지배구조와 배당정책 재벌 중심 구조, 낮은 배당성향은 자본친화적이지 않다.


하지만 일부 예외는 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분야에서 초격차를 이루는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과 연결되어 있어 유동성의 '보완적 수혜자'가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이 있다.

이들은 미국과 일본의 기술 체계에 부품·소재 공급자이거나,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유동성의 주된 흐름이 아니라, 그 흐름의 ‘간선도로’에 해당한다.


우리가 보는 자산 가격 상승은 단순한 시장 반응이 아니다. 그것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구조적 경로를 반영하는 ‘지표’다. 자본은 어디에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어디가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지, 어디에 미래가 있는지를 따져 흐른다.


그리고 그 귀착지는 명확하다. 기술, 통화, 제도, 신뢰라는 네 가지 구조적 조건을 가장 완벽히 갖춘 미국의 기술주들이다. 한국 기업은 이 흐름에 간접적으로 편승할 수는 있으나, 그 중심에 서기엔 구조적 제약이 크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산의 흐름을 따라간다는 것은, 곧 자본주의의 구조를 따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묻는다는 것은, 결국 우리가 어떤 세계에서 살고 있는지를 묻는 일이기도 하다.

madbone.p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인생story] 자녀를 영리하고 착하게 키우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