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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story] 살면서 인간관계,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과의 관계는 곧 ‘거리 잘 두기‘

by 매드본

살다 보면 누구나 인간관계에 지친다. 너무 가까워서, 너무 멀어서, 혹은 너무 애매해서.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낯선 사람들까지. 관계는 우리의 일상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정작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봐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심리학 책 몇 권을 읽어도, 유튜브 조언을 들어도 당장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인간관계란 결국 뭔가? 노력할수록 좋아지는 걸까, 아니면 더 멀어지는 걸까? 이 글은 그런 질문에 답하려는 시도다.


첫째, 인간관계는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망친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마치 성적처럼 올려야 할 점수로 착각한다. 말을 조리 있게 하고, 눈치를 잘 보고, 때론 손해도 감수하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노력은 오히려 피로감을 유발한다. 왜냐하면 관계는 '맞추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를 계산적으로 대하면 결국 나도 계산당한다. 인간관계는 수학이 아니라 음악에 가깝다. 정답은 없지만, 어긋난 음은 누구나 안다.


둘째, 사람마다 관계 맺는 방식이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직설적이고, 어떤 사람은 돌려 말한다. 어떤 사람은 먼저 다가오고, 어떤 사람은 절대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 이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는 상대를 내 기준에 끼워 맞추려 하고, 결국 실망하거나 화를 낸다. 사람 사이의 갈등은 대부분 이 '기대의 충돌'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중요한 건 '왜 저 사람은 저렇게 말했을까'보다는 '나는 왜 그 말에 반응했을까'를 묻는 일이다.


셋째, 관계는 '줄다리기'가 아니라 '온도 조절'이다. 나에게 너무 부담을 주는 사람은 과감히 거리를 두어야 한다. 반대로 내가 너무 방치한 관계는 작은 온기를 더해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건 모든 사람과 다 잘 지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너무 많은 사람과 억지로 어울리려 하면, 정작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가 흐려진다. 좋은 인간관계는 숫자가 아니라 밀도로 결정된다.


넷째, 관계의 본질은 교환이 아니라 교감이다. 우리는 무의식 중에 '주는 만큼 받아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깊은 관계는 그런 셈법이 작동하지 않는다. 웃음을 준 사람에게 반드시 웃음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니다. 상대방의 기분을 읽어주고, 마음을 짐작해 주는 순간들이 오히려 관계를 단단하게 만든다. 인간관계는 '얼마나 줄까'보다는 '어떻게 머무를까'의 문제다.


결국 인간관계는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조율하는 일이다. 과한 친밀감은 때로 폭력이 되고, 지나친 무관심은 단절을 낳는다. 중요한 건 거리가 아니라 방향이다. 나와 상대가 같은 쪽을 바라보고 있는지, 서로에게 진심으로 머무르고 있는지.


삶이 복잡할수록 우리는 단순한 위로를 원한다. 관계가 어지러울수록 우리는 누군가의 한마디 따뜻한 말이 필요하다. 인간관계는 기술도 전략도 아니다. 그것은 결국, 사람에 대한 감각이다. 조금 멀어질 용기, 때론 가까워질 결심. 그 사이 어딘가에서, 우리는 비로소 사람답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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