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story] 조선시대 노비들의 하루

by 매드본

조선시대나 중세 사회에서 노비는 사회의 가장 낮은 계층에 속했다. 법적으로 자유는 전혀 없었고 주인의 재산으로 간주되었을 뿐이다. 이들의 하루는 주인의 필요, 계절, 날씨, 그리고 맡은 일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달랐지만, 대체로 고되고 반복적인 노동으로 가득 찼다.


새벽의 시작
노비의 하루는 해가 뜨기 전, 이른 새벽에 시작됐다. 여름이면 새벽 4시, 겨울이라도 5시 전에 일어났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먼저 마당을 쓸고, 부엌의 불을 지폈다. 아궁이에 불을 붙여 물을 데우고, 주인과 주인 가족의 세면과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첫 임무였다. 이때 필요한 물은 우물이나 개울에서 길어 왔으며, 겨울에는 손이 얼어붙는 추위 속에서도 물을 길어야 했다.


위생과 분뇨 처리
당시에는 상수도나 하수도 같은 시설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노비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주인의 화장실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재래식 변소에서 분뇨를 퍼내어 밭에 거름으로 사용하거나 멀리 버리러 갔다. 여름철에는 악취와 파리, 벌레가 들끓었고, 이를 줄이기 위해 재나 흙을 덮어 주는 일이 필요했다. 목욕과 세면을 돕는 것도 노비의 몫이었다. 대야에 물을 받아 데우고, 주인이 편히 씻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아침 이후의 노동
아침 식사와 위생 정리를 마치면 농사일이 시작됐다. 봄과 여름에는 모내기, 김매기, 물 대기 등 손이 많이 가는 일을 했고, 가을에는 벼 베기, 탈곡, 곡식 창고에 보관하는 일을 했다. 농한기에는 땔나무를 하고, 담을 고치고, 가축을 돌보며, 주인의 집안 수리를 도왔다. 남자 노비는 힘이 드는 일과 운반을, 여자 노비는 길쌈, 바느질, 세탁, 물 긷기, 음식 준비 등 가사 전반을 맡았다.


심부름과 잡일
노비들은 하루 중 수차례 마을 장터로 심부름을 나가 물건을 사고 팔았다. 어떤 날은 다른 집에 주인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결혼식이나 제사 준비를 돕기 위해 음식을 나르는 일도 했다. 주인의 옷을 수선하고, 가구나 생활도구를 손질하는 일 역시 이들의 책임이었다.


점심과 오후 작업
점심은 대개 들에서 간단히 보리밥, 조밥, 김치, 된장국으로 해결했다. 오후에도 오전에 하던 농사일을 이어갔다. 여름철에는 뙤약볕 아래에서 하루 종일 김을 매거나 수확을 거두었고, 겨울에는 가축 먹이 준비, 땔감 마련, 집안의 각종 손일을 했다. 날씨가 험한 날에도 일을 멈출 수 없었다.


저녁과 하루의 마무리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와 가축을 우리에 넣고,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주인 가족이 식사를 마치면 설거지와 부엌 정리를 하고, 빨래, 바느질, 다음 날 사용할 물과 연료 준비를 했다. 화장실 청소와 분뇨 처리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다시 점검했다.


노비의 거처와 휴식
노비들은 주인집 마당 한쪽의 허름한 초가나 헛간을 개조한 방에서 살았다. 비좁고 추운 공간에서 사생활은 거의 없었고, 겨울에는 한기를 막기 위해 볏짚을 덮고 잤다. 하루 종일 고된 노동 끝에 잠들었지만, 다음 날 새벽이면 또다시 같은 일상이 반복되었다.


노비들의 하루는 농사일과 가사, 주인의 위생과 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일로 가득했다. 당시의 생활 환경에서는 이들의 손길 없이는 주인의 일상 유지가 거의 불가능했다. 매일의 고된 노동은 생존을 위한 것이었고, 자유 없는 삶 속에서 하루하루는 주인의 명령에 따라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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