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부
사랑을 잃고, 나를 얻다
우리는 사랑을 시작할 때, 상대방의 언어를 배우기
시작한다. 나만의 오래된 언어는 점점 잊혀지고,
상대방의 언어로 말하고 생각하는 법을 익힌다.
사랑하는 사람의 꿈이 나의 꿈이 되고,
그 사람의 취향이 나의 취향이 된다. 나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이별은 그토록 찬란했던 언어를 잃어버리는 경험이었다.
상대방의 언어로 가득 찼던 나의 세상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나는 파편처럼 흩어진 나의 흔적들을 보게
되었다. 그 흔적들을 애써 외면하는 것이 고통스러웠지만, 동시에 잃어버린 나의 언어를 다시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별은 언어를 잃어버리게 했지만, 추억은 지우지 않았다.
그 추억을 내 안의 지도에 다시 그리는 과정이었다.
그 지도를 통해 과거의 사랑 속에서 내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또 사랑이 없으면 무엇이 남게 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상대방의 언어에 가려졌던 나만의 목소리를 발견했다.
그것을 깨달았다. 오로지 나만의 지도를 가지고, 나만의 길을 가야 한다는 사실을.
이 길은 이별의 상실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완전해진 나 자신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진정한 사랑은 누군가를 잃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나를 다시 찾아 회복하는 것이다.
사랑을 잃고, 나를 얻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