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부
단 하나의 궤도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명제는 없을지 모른다.
다만 각자가 걸어온 길이 남긴 흔적들만이 선명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나는 오랫동안 남들이 닦아놓은 길
위에서 방황했다. 그 길이 안전해 보였고, 내가 가야 할
길로 생각했다. 하지만, 극심한 구렁텅이 앞에서 그 길이 내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내가 선택한 길은 아직 낯설고 때로는 두렵다.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난 나의 걸음은 여전히 위태로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길이 내가 나아가야 할
유일한 경로라는 것을 안다. 때로는 굽이지고 끊어질 듯
위태로울지라도, 내가 남기는 발자국 하나하나가 나의 삶을 증명할 것이다.
나는 이 궤도에서 삶의 부조리함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나만의 의미를 창조하는 일.
그것이 내가 선택한 실존적 책임이다. 나는 나의 유일한
존재를 각인시킬 뿐이다.
결국, 삶이란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나만의 궤적을 완성하는 것이 사라지지 않는 나의 본질이며, 나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단 하나의 서사이다.
홀로 걷는 날들의 온기 속에서 후회 없이 나의 마지막
삶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