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역설

by 은하수 물류센터


인간이 배워야 할 가장 소중한 것과

배우기 가장 어려운 것은 결국 같다.

바로 타인의 슬픔이다.


우리는 누구나 공감 능력을

타고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공감은 배워야 하는 감각에 가깝다.

겪어보지 않은 고통에는 쉽게 공감할 수 없다.

경험한 만큼, 느껴본 만큼만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공감도 훈련이 필요하다.

자의든 타의든

타인의 고통 가까이에 오래 머문 사람

그 고통을 함께 나눈 사람은

어디서든 타인의 아픔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문학은 그런 의미에서 유용한 도구다.

우리는 시, 소설, 에세이를 읽으며

다른 누군가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책 속 인물의 고통에 몰입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간접 경험일 뿐 쉽게 휘발된다.

쉽게 번 돈을 쉽게 쓰듯

쉽게 배운 감정은 쉽게 사라진다.

책을 읽고 감명받았다 해도

내 삶이 실질적으로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인간이 변하는 방법은 하나다.

직접 부딪히고, 넘어지고, 후회하는 것.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수밖에 없다.


이별을 겪고,

실패를 경험하고,

후회를 되새기는 시간.

아프지만 결국 이런 시간들이

우리를 조금 더 깊이 있는 사람으로 만든다.

고통은 단순히 공허한 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제야 우리는 깨닫는다.

내가 아파봐야

타인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참으로 아이러니하지만

인간은 결국

자신의 슬픔을 통해서 성장하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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