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그래도 필요하긴 하지 않아?
2025년에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교회에 좀 정을 붙이고 다녀보려고 나름 노력을 한 해였다.
7, 8월 쯤 요 직전에 언급한 그 목사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등록만 하고 소그룹에 속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소그룹에 들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리고 목사님이 까먹을까 봐 지속적으로 먼저 연락을 하면서 나에 대해 상기시켰다.
교회의 소그룹 담당 목사에게 연락이 왔다. 신혼부부반이나 남선교회 중 선택하라길래 남선교회를 선택했다. 그 때 아내가 몽골에 있을 때였는데, 너무 외로워서 혼자라도 교회에 나가서 누구라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후 남선교회는 방학(?)이라 9월부터 모임을 재개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차라리 9월에 아내가 한국에 오니, 아내와 함께 신혼부부반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그 이후로 소그룹 담당자는 9월이 되고, 10월이 되고, 11월이 되어도 연락이 없었다.
11월, 나는 요 직전에 언급한 그 목사님을 다시 만났다. 그래서 다시 이야기 했다. 내가 이러이러한 소그룹을 만들고 싶다고. 그랬더니, 그런 수요가 있는지 물어보겠다고 했다. 그럼 물어보시고 수요가 없으면 나 좀 어디 소그룹에 다시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이야기 전에, 사실 그 전 주일 광고에서 해당 목사님이 담임목사가 되는 중요한 투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나는 투표하려고 문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에 목사님을 만났던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 주에 갔더니 이미 그 목사님은 담임목사가 되어서는 이취임식을 하는 것이었다.
내가 아무리 헌금도 안 내고, 불량 성도지만 그래도 엄연히 등록교인이다. 게다가 작년도 임시 청빙 투표 때에는 나에게 출석교인이 맞는지 확인 문자까지 왔었고, 나는 해당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본 투표 때에는 작년같은 확인 문자도 없었고 나를 그냥 없는 사람 취급을 했다.
교회를 나갔다 안 나갔다 한 내 잘못도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작년에는 출석교인 확인까지 하더니 왜 본투표에서는 나를 쏙 빼놓은 것인가. 게다가, 나는 지난 여름부터 줄곧 소그룹에 넣어달라고 보채고 있는 관심병사 교인이란 말이다.
정말이지 서운하기 그지 없었다. 해당 목사님 설교대로라면 '예수님의 사랑을 실감한다면 삐질 일이 아니다'라지만, 나는 이 교회가 하는 일 어디에서도 예수님의 사랑을 실감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목사님은 한 달이 넘도록 연락이 없다. 물론 담임목사로 취임하고 정신 없고 바쁠 것이 자명하다. 나 같은 교인 한 명을 챙기는 건 너무 사사로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토록 '여러분이 보고 싶습니다. 함께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설교를 하면 뭐하나. 나 좀 껴달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이렇게 까맣게 잊어버리는데...
물론, 여러 가지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건 어쩌면 하나님의 뜻일지도 모른다. 내가 교회에 나가지 않는 것이 말이다. 내가 그냥 교회에 안 나가는 것이 어쩌면 하나님의 뜻인지 모른다. 나 같은 불량, 관심병사 같은 성도는 말이다. 교회의 물을 흐린단 말이다.
그래서 그냥 교회에 정 붙이길 포기했다.
그리고 마음 먹었다.
내 교회는 내 가정이라고.
아내는 말한다. 그래도 교회 예배는 너무 아름답지 않냐고. 예배만이라도 참석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맞는 말이다. 가끔 가고 싶은 마음이 들면 동네 교회에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다시는 교회에 적을 두지 않을 생각이다.
사실 생각해 보면 이거 꽤나 신나는 일이다. 언제나 주일 성수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는데, 어쩌면 공식적으로 하나님께 주일 성수로부터의 해방을 허락 받은 거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교회에 적을 두고 접붙여지려고 노력을 했는데 이렇게 안 되는 거 보면, 이건 하나님 뜻이다.
하나님이, 그냥 교회 다니지 말라고 하시는 거다.
교회 갈 시간에 가족과 한 시라도 더 함께 있으라고 하는 계시인 것이다.
그런데, 교회의 본질이 무엇이고, 교회에 왜 나가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 지금의 교회들은 정말 성도가 없는 소형교회를 제외하면 이미 어느 정도 자기들끼리 이너써클이 형성이 되어 있다. 친분 있는 사람끼리 어느 정도 친목이 형성되어 있는 상태인 것이다.
거기에 사실 외부인이 들어갈 자리라는 것은 쉽게 내어주기가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나 같은 관심병사스러운 인간이 나 좀 소그룹에 껴달라고 하면 기존 그룹이 깨질까 봐 꺼려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그냥 유야무야 뭉게버리면 알아서 자기가 나가 떨어지는 것이다.
교회의 본질이 무엇일까?
이렇게 잘 나가는 사람들끼리 교회에 뭉쳐있는데, 나처럼 못난 사람들은 어떤 교회에 나가야 하는 것일까?
그냥 동네에 상가 3층이나 5층에 '저기 사람들이 다닐까?' 싶은 505호 교회 같은 곳을 가야 하는 걸까?
하기사 못 갈 것도 없긴 하다. 그런데 거기서도 나는 환영받지 못 할 공산이 크다. 난 또 '교회가 이러면 안된다'고 떠들어 댈 것만 같단 말이다;;;;;;
목사들은 '내가 굳이 저런 사람까지 챙겨야 하나? 온순한 사람들 챙기기도 힘겨운데?' 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는데, 굳이 저런 관심병사를 왜 떠안아야 하냐는 생각이 들 만도 하다.
그래서 교회는 항상 잘나고 멋들어진 사람들로 가득한 것 같다.
나처럼 어디 나사 하나 빠진 사람들은 사람들이 보지 않는 어디 구석에 있는 교회에라도 모여야 하는 것 같다.
아니, 그렇다면 굳이 모일 필요도 없다.
내 아내, 내 자식들 챙기고, 내 가족 손 잡고 기도하면 된다.
아내와 삶을 나누고, 하나님을 찬양하면 된다. 자식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가르치면 된다.
다만, 공동체의 사랑이라는 것은 더 이상 없는 것이다.
물론 자기들끼리는 사랑하고 자기들끼리 공동체를 이루면 된다.
하지만 그게 진정한 공동체일까... 이너써클만의 공동체가...? 반쪽짜리 공동체...
교회는 이미 해체되었다. 내가 그 증거이다.
교회는 더 이상 하나가 아니다. 하나가 아닌 교회는 공동체가 아니다. 공동체가 아닌 교회는 그냥 끼리끼리 모여서 노가리나 까는 친목모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었다.
사랑으로 모두를 품을 수 있는 것. 그것이 교회의 본질이다. 그러나 교회는 입맛에 따라 사람을 고르고 있다.
본질을 잃어버린 교회는 이미 해체되었다고 보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