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말 많다 May 15. 2021

우먼 인 윈도: 목표는 '이창' 현실은 '엉망진창'

영화 우먼 인 윈도 리뷰

비가 오는 주말 아침, 영화나 한 편 볼 생각으로 넷플릭스에 들어가 보았다. 마침 오늘 신작이 떴다. '우먼 인 윈도'? 꽤나 흥미로운 제목과 영화 '컨택트'의 에이미 아담스가 포스터에 걸려있길래 바로 감상하게 되었다.​

출시일: 21.05.14

장르: 범죄, 드라마, 미스터리

감독: 조 라이트

주연: 에이미 아담스, 게리 올드만

국가: 미국​


줄거리

광장 공포증으로 집에서만 지내는 정신과 의사가 어느 날 건넛집 이사한 가족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창문 너머 잔혹한 범죄를 목격하고 진실을 찾으려는 여주인공의 1인칭 시점 이야기이다.​


영화는 베스트셀러인 동명의 소설을 원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물론 나는 620쪽이나 되는 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감상하면서 조금은 아쉬운 부분도 있었고,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다.


​​

#나쁘지 않은 미장센

먼저 흥미로운 부분은 영화 속에서 계속해서 TV 아래에 (여주인공) 애나가 잠을 자는데 화면 속 남자가 애나에게 최면을 거는 듯한 화면 구성과 애나의 과거에 대한 장면에서 집과 사고 현장을 한데 묶어버리는 편집기술 또한 나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흥미로운 부분은 화면 구성 외에는 찾기가 힘들었다. 영화는 분명히 살인 사건을 목격한 정신적 질병환자라는 흥미로운 도구를 가지고 왜 영화를 잘 요리하지 못한 것일까?


#'이창'을 따라가는 구성

영화의 구성은 애나의 1인칭 시점으로 사건들이 요일별로 나열되며 전개된다. 영화 속에서 애나는 계속해서 건너편 집을 관찰하고 생각하며 관음증적인 면모를 보여주는데, 영화는 애나의 시점을 롱쇼트로 잡고 표정이나 행동들은 숏 쇼트로 잡아 애나가 사건들을 보며 느끼는 심정이나 감정 변화에 집중하고 몰입하게 한다.

이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테마인 '관음증'에 대해서 굉장히 잘 보여준 '이창'이라는 영화와 유사하게 이어가려는 영화의 의도가 보인다.


두 영화의 차이점이라면 주인공이 밖을 나가지 못하는 동기뿐이다. 하지만 나가지 못하게 된 동기에서 어딘가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 추측이 생기는데, 이창 속 주인공 제프는 다리에 깁스를 해 나가지 못하는 육체적인 한계가 있다면, 애나는 정신적 질환으로 나가지 못한다.


하지만 애나는 정신적 질환으로 망상에 시달리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게 되는 점에서 심리스릴러라는 흥미로운 장르를 가지지만 주인공이 영화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으로 변한다. ​


제프는 자신의 간호사나 연인과 대화를 하고 행동에 옮기며 사건에 대한 서스펜스를 증폭시키는 반면 애나는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음에 괴로워하고 자신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함으로써 할 수 있는 것은 전화나 인터넷으로 알아보거나 자괴감에 빠져 셀프 영상을 찍는다는 것이다. ​


 애나가 증후군을 극복하고 조금 더 사건에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타인이나 자신이 행동에 옮겨서 긴장감을 조금 더 극대화시켰다면 이 영화에 대한 평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후반부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극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하이라이트 이전을 애나의 자책과 자괴에 빠져드는 장면으로 잔잔하게 끄는 구성을 택했겠지만, 이것은 절대 좋은 서스펜스 영화로서의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하이라이트 부분도 크게 긴장을 이끌어내지 못했는데, 영화는 스릴러 영화에서 일반적으로 나오는 주인공이 범죄자를 알아채면서 두려움과 긴장감에 휩싸이게 만드는 서스펜스를 과감히 포기한다. 정말 범인의 실체가 갑작스레 나온다. 그것도 자신의 진실을 알게 되자마자 말이다. 사건에 대한 진실은 모두 대사로 일단락되어버리고, 바로 사건이 전개되어버리는 하이라이트 부분은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어느 누가 이런 전개에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까?

영화 초반 '이창'의 플롯과 설정을 가져온 이 영화에 반감이 생기는 부분이었다. 영화 '이창'은 히치콕의 무한한 역량을 보여준 최고의 작품이었다면, 설정을 그대로 따라간 '우먼 인 윈도'는 아쉬운 작품이 되었다.



#평점

에이미 아담스와 게리 올드만으로 흥미를 끌만한 설정과 서스펜스계의 교과서라 불리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그대로 따라갔음에도 긴장감을 유발하지 못한 아쉬운 영화 '우먼 인 윈도'의 평점은 2.9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O2'리뷰: 고갈되는 산소, 고갈되는 흥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