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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말 많다 May 18. 2021

내가 해석한 위대한 개츠비와 미운 오리 새끼

미운 오리 새끼였던 안데르센과 개츠비의 일생을 보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 원작 영화라 한다면 단연코 '위대한 개츠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1925년에 출판된 스콧 피츠제럴드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1920년대 미국의 화려한 이면 뒤에 감춰진 부패와 타락을 들추어 보여주는 작품이다. 나는 원작 소설도 좋아하고 이를 각색한 영화도 재미있게 보았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원작이 워낙 유명하고 디카프리오 같은 명배우들이 주연을 맡는다는 소식에 개봉이 되기도 전에 화제가 되었다. 영화는 색감을 적절히 활용해 눈의 즐거움을 더해주었고 원작을 알든 모르던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 영화와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는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영화를 보면 볼수록 영화의 제목과 내용이 어딘가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위대한 개츠비? 막대한 부를 가진 그가 매일 성대한 파티를 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런 제목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생겨난다.

개츠비는 불법적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고, 흘러간 옛 연인을 만나기 위해 부적절한 만남까지 서슴지 않았다. 영화 속 유명인사와 상류계층들은 성대한 파티에 매혹된 나방과 같은 존재들이었고, 그는 그중 하나인 데이지를 사랑하다 누구도 곁에 없는 비참하고 슬픈 최후를 맞는다.

하지만 그가 위대하다고 한 이유는 모두가 황금시대에 물들어 변색되어갈 때 예전의 사랑을 잊지 않고 순수하고 뜨거운 마음을 간직한 개츠비이기에 위대했다고 지칭한 것이다.


그런 위대한 개츠비는 항상 상류계층에 대한 열망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하였다. 개츠비는 이스터 애그에 거대한 집을 사 성대한 파티를 열어 많은 상류층과 유명인사들을 불러들였다. 하지만 그가 살아있을 적에는 밀주업을 사업을 하는 그를 험담을 하거나 소문을 부풀릴 뿐 누구도 그의 존재를 캐물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그런 상류층들 사이에서 공허함을 채우려 데이지를 갈망했다.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더 큰 파티를 열고 그녀가 속한 유서 깊은 상류층 부류들과 친분을 쌓는 일종의 보여주기 식 부자 놀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개츠비는 데이지와의 거리가 더 이상 좁혀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부자는 될 수 있었지만 신분계층은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무시한 채 데이지 즉 상류계층이라는 잘못된 목표에 손을 뻗고 있었다. 개츠비는 최종 목표인 데이지에게 도달하기 위해 수많은 목표를 세우고 이뤄냈지만 신분을 탈피하지 못한 채 슬픈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상류층을 향한 열망과 생각은 영화나 소설뿐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구전동화에서도 표현된다. 그것이 바로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이다. 미운 오리 새끼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백조의 새끼가 오리들 사이에서 태어나 못생겼다는 이유로 미움받다 시간이 지나자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던 백조가 되어 그의 무리에게 돌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이 동화는 겉으로 보기엔 순수한 인생역전 스토리이다.

 하지만 안데르센의 동화라면 다르다. 가난한 구두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동화작가로 성공한 안데르센에겐 하층민이라는 출신에 대한 콤플렉스와 상류층을 향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자신을 모티브로 주인공을 만들어 '미운 오리 새끼'를 만들었다. 애초부터 그의 참모습은 백조였기에 오리에게서 태어난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하는 동화이다. 가난한 하층민에 대한 경멸과 상류층을 향한 동경과 과시욕으로 안데르센은 자신의 재능과 정체성을 확인받지 못했었다. 가난 콤플렉스를 벗어나기 위해 상류층을 갈망한 안데르센과 한 여자를 위해 상류계층을 열망한 개츠비는 거울처럼 유사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안데르센도 개츠비처럼 역시나 어딘가 외로워 보였다고 한다. 개츠비는 데이지라는 한 여자만을 사랑하다 외톨이가 되었고 안데르센은 지나친 자기애와 서투른 적극성으로 백조가 아닌 미운 오리 새끼가 되기 일쑤였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와 동화 '미운 오리 새끼'는 이야기도 다르고 교훈도 다르지만 신분의 벽을 깨기 위한 욕심과 사랑이 스며들어있다.


미운 오리 새끼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던 안데르센과 개츠비는 오리가 아닌 우아한 백조를 열망하고 있었다.


나의 삶은 저 빛처럼 돼야 해. 끝없이 올라가야 하지

-위대한 개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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