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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말 많다 May 22. 2021

우리는 모두 성냥팔이 소녀

브런치 X저작권위원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냥팔이 소녀'의 이야기를 알 것이라 생각한다. 하늘나라로 간 불쌍한 성냥팔이 소녀를 보며 성냥 한 갑 사주지 않는 동화 속 매정한 사람들이 난 어찌 저리 차갑고 무심할 수 있을까 놀라면서도 화가 났다.

단 한 명이라도 그녀를 발견하고 집으로 들이거나 꼭 끌어안아 온기를 전달해주었으면 추위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구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랬던 나는 시간이 흘러 어느 순간부터 그런 사람들은 동화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았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성냥팔이 소녀의 얼어버린 몸처럼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을 가진 이들은 주변에 생각보다 많았고 그런 이들과 대화를 하면 상처라는 잔 먼지를 남길뿐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모두 태어날 때 성냥 한 개비씩 품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차가워진 사회는 그런 성냥이 자신을 녹이길 바라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과 사랑의 불씨를 지키기 위해 추위와 어둠의 공포에서 벗어나려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짓밟혀 버린 성냥의 검은 재를 발견할 것이고 그렇게 우린 모두 꺼져버린 성냥 한 개비씩 손에 들고 터덜터덜 걸어간다. 그런 이에게 짧은 위로나 공감이 있다면 그에겐 다시 희망의 불씨로 찰나의 온기라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찰나의 온기가 끝나고 나면 다시 추위가 몰려오겠지만 우리 마음의 성냥은 어느새 화로가 되어 누구도 쉽게 끌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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