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겉보기엔 멀쩡한 남자' 리뷰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사실 생각보다 우습다. 넷플릭스 신작에 뜬 포스터의 여자가 마치 아담 샌들러와 똑 닮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겉보기엔 멀쩡한 남자라는 코미디 신작을 감상하게 되었다.
개봉 날짜: 2021.06.25
장르: 코미디
국가: 미국
감독: 킴미 게이트우드
주연: 일라이자 슐레싱거, 라이언 한센
한 줄 소개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앤드리아 싱어는 어느 날 우연히 공항에서 데니스라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게 되는 코미디 영화이다.
앤드리아 싱어는 털털하고 다정한 스탠딩 코미디언이다. 영화는 초반 그녀를 설명하고 마치 그녀의 일기를 훔쳐보듯 진행된다.
그녀가 공항에서 데니스라는 남자를 만나고 그와 어떻게 사귀게 되었고, 어떤 방식으로 데니스에 대해 알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런 방식은 영화 초반의 흐름과 분위기를 처지지 않게 만들었고,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후 영화는 지루하고 밍밍하게 진행된다. 딱히 크나큰 사건도 없고 남자의 미심쩍은 행동들과 말들만 있을 뿐 그 외에 영화의 흥미를 끌만한 요소는 찾지 못했다.
영화의 시나리오에 조금은 더 극적인 요소와 사건들이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남자의 비밀을 파헤치려 수사하다 엎어지고 위기로 치닫는 그런 설정들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영화의 기본 정보와 줄거리를 읽지 않고 감상한 나는 사실 처음에 영화의 제목만 보았을 땐 이거 너무 예상되는 시나리오인데?라고 생각했다.
우연히 노처녀의 나이에 접어든 여자가 남자와 모든 것이 맞지 않는 만남 뒤에 그의 실망스러운 모습의 연속을 겪다가 어떤 우연한 사건으로 사랑에 빠지는 흔히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인 줄만 알았다.
중반부에 들어서 예상한 내용이 아니란 사실에 놀라긴 했지만 다시금 제목을 곱씹어 보니 그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 말 그대로 겉보기에 멀쩡한 남자였던 것이다.
겉으로는 예일대 출신에 승승장구를 달리는 해지 펀드 매니저인 남자는 알고 보니 사기꾼이었던 것이다. 좋게 말하자면 여자를 쟁취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꾸며낸 남자이다.
이런 내용에는 흥미롭지만 코미디 영화 치고는 지루했다. 또한 마지막 법정 씬은 분량을 위해 어딘가 급조해낸 티가 묻어나서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물론 영화가 안 좋은 점만 있었던 점은 아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일라이자 슐레싱거와 마거릿 조의 개그 코드는 내 취향을 저격했다.
보면서 빵 터졌던 장면들이 몇몇 있었던 것과 동시에 행오버를 연상케 하는 데니스에 대한 복수 장면 또한 꽤나 괜찮은 코미디 영화였다고 생각된다.
내가 영화의 큰 사건 없이 지루했다는 점도 사실은 영화의 수준을 떨어뜨리지 않으려는 영화의 신중한 선택이자 현답이었을 수 있다. 꽤나 자극적인 콘텐츠들에 가려져 있는 나였음에 보지 못한 것일 수 있다.
파이트 클럽, 오펀 천사의 비밀, 셔터 아일랜드 같은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의 배경이 이게 아니었다고?!' 하는 반전 내용을 통해 나름 감독의 시선으로 보편적인 남자들의 여자에 대한 생각을 그려낸 것도 흥미로웠다.
흔한 코미디 영화는 아니지만 엘라이자 슐레싱거나 산드라 오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넷플릭스 시리즈로 만든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 영화 '겉보기엔 멀쩡한 남자'의 평점은 3.0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