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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말 많다 Sep 08. 2021

다이하드: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

영화 '다이하드' 리뷰

최근 9월 3일에 개봉한 신데렐라의 등장으로 영화 리뷰를 쓰기 위해 감상하다 PC와 페미니즘에 버무려져 버린 영화라는 것에 모든 리뷰가 일단락되어버렸다.

그래서 리뷰도 쓰지 않기로 마음먹고 괜한 시간 낭비로 화가 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한 영화를 보았다.

다이하드

개봉 날짜: 1988.09.24

장르: 액션, 범죄, 스릴러

국가: 미국

감독: 존 맥티어난

출연: 브루스 윌리스

줄거리

뉴욕경찰인 존 맥클레인은 자신의 아내를 만나러 가기 위해 LA의 나카토미 플라자로 들어가게 되지만 우연히 강도 및 인질극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이다.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는 무엇일까? 어벤저스?, 타이타닉?, 스타워즈? 놀랍게도 이런 영화들을 모두 제친 영화가 하나 있다. 바로 다이하드이다. 미국에서 설문한 가장 사랑하는 영화를 꼽으라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영화가 바로 다이하드이다. ​

어째서 평범한 경찰이 하얀 러닝 하나만 걸치고 건물을 맨발로 뛰어다니며 강도들을 소탕하는 이야기에 미국인들은 이렇게 열광한 것일까? 원작 소설 '영원한 것은 없다'를 모티브로 한 영화 다이하드의 성공 이유에 대해서 하나하나 해체해보겠다.

​​


# 맨발 무쌍 존 맥클레인

첫 번째 이유로는 영화의 스토리가 있겠다.

영화 속 남자가 나카토미 플라자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강도들을 모두 쓸어버린 다는 스토리는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단순하지만 내 안의 야생마를 깨우기엔 딱 좋은 스토리인 것이다.

 일차원적인 스토리에 모든 결말이 예상되는 스토리이지만 영화의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액션과 총격 그리고 폭발신들로 관객들의 몰입감을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맥클레인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의 참신한 위기 대처방식과 공간을 활용한 액션들을 보는 재미도 빼놓지 않았다. 당시에도 식상했던 남자가 아내와 모든 사람들을 구하는 슈퍼맨 같은 스토리였지만 브루스 윌리스의 화끈한 액션과 총격신으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

#미국인 히어로

 두 번째 이유로는 주인공의 캐릭터성이다.

영화 속 존 맥클레인은 휜 러닝에 그저 자신의 육감만으로 강도들을 상대한다. 그것도 맨발로 말이다.  지금이야 평범했던 주인공이 영웅이 되는 서사는 어느 순간부터 클리셰처럼 변해버렸지만 당시 다이하드의 예고편을 감상한 관객들은 맥클레인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


007처럼 멋있는 정장을 빼입은 절도 있는 액션도 아니고 마칸도 나 람보 같은 근육질 몸도 아닌 남자가 휜 러닝만 걸치고 이리저리 숨어 다니며 싸우는 것을 보고 관객들은 영화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단점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점이 바로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영화를 보는 다수의 관객들은 평범한 일반인들이다. 일반인들은 평소에 정장을 입고 다니지도 않고 더군다나 엄청난 근육질에 조각미 모도 아니다.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일 것이다. 그런 관객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맥클레인을 바라보며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낀다.

물론 영화 속 평범한 인간이 기대 이상을 뛰어넘어주는 기대 이상심리도 작용했지만 나도 건물에 들어가면 맥클레인처럼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잠깐의 환상에 빠져들어 현실도피라는 영화의 순기능을 톡톡히 해주었다.

이렇듯 관객들이 다이하드에 열광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존 맥클레인이 평범한 미국인의 군상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


#일본을 두려워한 미국?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이유로는 주변 나라를 활용한 미국 중심적 정서이다.

먼저 영화 속 악당은 서독 출신의 반미주의자 '한스 그루버'이다. 소련과의 냉전의 종식되고 있던 당시의 상황으로 소련의 악당이 등장한 것은 너무 진부하다고 느끼게 된 이들은 서독에서 악당을 끌어와 이들을 무찔렀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나오는 또 한나라가 있다. 바로 일본. 영화 속 건물 이름도 나카토미 플라자이고 그 일본 회사의 사장 역시도 일본 사람이었다.  뜬금없이 일본이 할리우드에 왜 나온 것일까? 이런 영화의 정서를 한눈에 알게 해주는 대사가 하나 있다. ​


진주만은 졌지만 워크맨으로 미국을 뒤덮었지요.


이 대사는 당시의 미국인들의 심리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당시 1979년 소니의 첫 MP3 워크맨이 출시되면서 미국으로 건너가 대히트를 쳤다. 당시에는 애플이나 삼성이 빛을 발하기도 전에 소니는 이 작은 MP3 하나만으로 미국 전자제품 시장의 거인이 되었고 영역을 점차 확장하여 어느 순간 전자제품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해버린 것이다.

거대한 기업이 되어있는 소니를 업고 일본의 경제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며 점차 미국의 턱밑까지 쫓아오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미국인들은 소니 제품을 쓰면서도 문득 일본이 미국을 뒤덮어버리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그 심리를 그대로 가져와 LA에 일본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위와 같은 대사를 날린 것이다. 지금이야 소니의 쇠퇴와 함께 실리콘 밸리를 기반으로 한 애플과 다른 미국의 자회사들로 그런 걱정은 사라졌지만 당시의 미국은 거대해지는 일본의 경제를 두려워하는 심리를 할리우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982년작 블레이드 러너에서도 일본글씨나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처럼 미래의 LA도 일본의 문화가 덮어버릴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한 장면의 예라고 볼 수 있겠다

 

내가 위에서 말했듯이 대표적인 미국인의 군상 존 맥클레인을 등장시키면서 영화에선 미국 토박이의 하얀 백인이 일본의 건물의 옥상은 날려버리고 서독 악당을 해치우는 듯한 스토리는 당시 미국인들의 가슴속에 그들의 국기가 펄럭였을 것이다. 

존 맥클레인이 자신을 당대 미국만의 상징인 카우보이(로이 로저스)로 대조하며 소개한 것은 이를 더 가중시켜주는 장치였다. 카우보이가 된 맥클레인이 미국을 뒤덮는 다른 나라들의 악당들을 무찌르는 것만으로도 미국인들은 열광했다.


그래서 다이하드는 우리도 좋아하지만 미국인들이 최고로 꼽는 영화가 된 것이고, 지금까지도 미국인들 사이에선 금단의 영역처럼 다이하드 팬덤이 두터운 이유이다.


yippey-ki yay, motherf**cker!
이피 카이예이, 나쁜 자식아!


영화를 보면서 저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의 개연성 문제도 몇몇 보이지만 당시의 휘황찬란한 액션과 폭발신들로 그러한 것들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몰입하면서 볼 수 있다.


지금 보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고는 못하지만 지금까지도 가슴 뛰면서 끝까지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이 사라진 요즘에 다시 한번 찾아보아도 될 것 같은 영화이다. 시대를 풍미했던 존 맥클레인의 고군분투 무쌍 액션 '다이하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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