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 수 있을 때 최고로 빛이 "나" 있기를(끝).

by Aroana


‘호주 반 평 집에서 행복을 느끼는 법’의 내용을 퇴고하고 있는 어느 날 이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빛날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한 번은 가장 최고의 모습으로 보이고 싶다.”


이후부터 나는 이 문장을 실현시키기 위해 꽤나 고군분투한 삶을 살고 있다. 때때로 격렬한 외로움도 느끼지만 그렇다고 부정하진 않는다. 그것 역시 내 감정이니까. 다만 최고로 빛날 모습은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언젠가 이뤄질 것이라 믿으면서 주어진 여건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잘 해보려 노력하고 있다.

과거 ‘생각대로 산다’의 에세이를 마치고 나서는 속이 후련하지 않았다. 여전히 내 이야기를 다 끝마치지 못한 것 같았고 더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다. 그때 처음으로 감정 에세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내 안을 지배하고 있는 기분을 바탕으로 뭔가의 에세이를 한 번 더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에 가장 예민했던 시절과 순간, 또 당시 느꼈던 감정의 온도를 기록했던 짧은 글귀까지, 전부 다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는 글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

“과연 나는 글을 통해 어디까지 솔직할 수 있을까?”

“글을 통해 비춰지는 내가 지닌 외로움은 어떻게 보일까?”


30대를 살아오며 현재 내가 마주하는 감정이 가장 예민하고 섬세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지금 이 시기가 가장 나라는 사람을 본연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내 글에 대해 마감에 쫓길 일도 없고 큰돈을 벌기 위해 정신적 고통까지 감내하며 살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반면 건강한 신체에 일을 하며 다양한 취미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어쩌면 가장 안정된 상태를 구축해 놓으며 내 글을 쓰고 있는 것일지도... 1년간 100여 개의 에피소드를 쓰면서 정말 내 자아의 분신과 대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주제를 써보기 위해 여태껏 지금과 같은 삶을 살았나 싶을 정도로 충실히, 그리고 개인적인 감정으로 나는 내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빛날 수 있는 순간에 가장 최고로 멋진 모습으로 비추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가 나에게는 바로 이 작업이었다. 나는 내가 지닌 감정의 물음에 과연 결과물로 답할 수 있는가. 시간이 훌쩍 흘러서도 내 글을 볼 때 내가 살아온 삶의 궤적이 과연 그려지는가. 현재까지 삶에 대해 후회 없이 글을 썼다고 감히 자부할 수 있는가. 그리고 적어도 나는 여기까지 오는데 가장 솔직하면서도 내밀한 글을 썼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스갯소리로 들리겠지만 나로서는 이 글을 전후로 이전의 삶이 1막이라면 앞으로의 삶은 2막이라고 부르고 싶다. 적어도 이제는 글쓰기에 대한 미련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더는 스스로가 이전처럼 흔들릴만한 주제가 없고 설사 흔들린다 해도 그냥 지금처럼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과거에는 그 노하우 한 번 찾아보겠다고 이렇게도 해보고 발버둥도 쳐봤으나 이제는 안다. 그런 건 없고 그냥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면 되는 것이라고. 고민이 될 때는 내가 처한 상황과 여건을 고려해서 현재에 어울리는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것. 그게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깨우친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앞으로도 외로운 감정은 계속 짊어지며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은 여전히 감당하기 힘들고 나에게 어려운 부분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나에게 가장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때 나는 가장 빛날 조건을 갖춘다. 이 아이러니함. 오늘도 나는 외로움 속에 솔직함의 정도를 저울질해가고 있다.




작년 7월부터 연재된 이번 에세이의 끝을 마무리하려합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에세이는 저에게도 무척 소중한 기록물이었기에 (개인소장 목적으로) 다른 형식의 창작물로 재탄생 중에 있습니다. 그래도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글을 완성지었다는 게 무척 기쁘고 보람있네요. 초안에 대한 감회와 비하인드 스토리는 조만간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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