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범,『의사, 법정에 서다』

책을 읽고 느끼는 감상(鑑賞)

by 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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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박창범 교수가 저술한 『의사, 법정에 서다』를 읽었다.


의사시험을 준비하면 '보건의약관계법규'라는 과목을 공부하게 된다. 보건의료기본법과 의료법, 응급의료법, 감염병예방법, 검역법, 에이즈예방법, 국민건강보험법, 지역보건법, 마약류관리법, 국민건강증진법, 혈액관리법, 그리고 연명의료관리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공부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법조문이 정하는 영역은 너무나도 모호하고 한정적이다.


예를 들어 의료법 그 어디에도 '원격진료'나 '원격모니터링'을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그렇다면 '비대면진료'는 전적으로 허용되는가? 그렇지 않다. 과거에는 의료법 제17조의2제1항 '직접 진찰' 조항을 적용했다가 무죄 판결이 나기도 했지만(대법원 2013.4.11. 선고 2010도1388판결), 최근엔 의료법 제33조제1항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해야 한다' 조항을 적용하기 때문에 유죄 판결이 나온다(대법원 2020.11.5. 선고 2015도13830판결).


따라서 우리는 판례를 기반으로 한 법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 다행히 시험에는 '법조문'의 내용을 묻는 문제만이 출제되지만, 실제 현장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문 내용'이 아닌, '조문의 적용'이니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의사, 법정에 서다』는 매우 훌륭한 책이다. 물론 몇몇 오타들이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의료인으로서 알아야 할 법적 상식, 사회인으로서 알아야 할 법적 상식, 그리고 의료윤리와 관련된 법적 상식을 판례를 통해 알기 쉽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진료비 거짓청구와 부당청구, 사무장병원, 근로기준법 등과 같은 내용은 의료법규 수업에서도 거의 다루지 않는 내용이다. 한번쯤 시간 내어 읽어보는 것을 권한다.




많은 의사들이 법적인 문제라고 하면 의료사고로 인한 소송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개업한 의사들이 겪는 법률적인 문제는 의료사고보다는 진료나 의료광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급여 등에 관련된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학생시절이나 전공의시절에는 전혀 생각하거나 접해보지 않았거나 알았더라도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지나간 경우가 많아 실제로 이런 일들을 겪게 되면 더욱 어렵게 느끼게 됩니다.


박창범, 『의사, 법정에 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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