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널드 루엘 톨킨,『호빗』

책을 읽고 느끼는 감상(鑑賞)

by 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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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어느 굴에 한 호빗이 살고 있었다.


『반지의 제왕』 그 이전의 이야기. 『호빗』을 읽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가장 좋아하는 판타지 영화로 꼽지만, 나는 아직도 그 원작에 해당하는 소설 『반지의 제왕』을 펴보지 않았다. 오늘, 프리퀄에 해당하는 『호빗』이라도 완독했다는 사실이 나에게 작은 위안을 줄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톨킨의 중간계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지만, 솔직히 말해 그의 소설을 읽는 것은 조금 당혹스럽다. 갑자기 시와 노래가 울려 퍼질 때, 그리고 도저히 해결할 방도가 없어 보이던 전투가 독수리의 등장으로 갑자기 마무리될 때 특히 그렇다.


누군가 『호빗』이 무슨 내용이냐고 물으면, 나는 바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골목쟁이네 빌보의 좌충우돌 고생기"라고. 분명 열세 명의 난쟁이들이 스마우그에게 왕국을 되찾기 위해 외로운 산으로 향하는 내용이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난쟁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쓸모가 없다. 빌보의 행운으로 이야기는 계속해서 전개되고, 그 놀라운 행운으로도 극복하기 어려운 위험이 찾아왔을 땐, 초월적인 힘을 가진 누군가가 나타나 그들을 구한다. 누군가에겐 실망스럽게 여겨질 만한 내용 전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다. 무언가가 단순히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그것을 고전이라 부르지 않는다. 고전은 스스로가 고전이라 불리는 이유를 증명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내가 이 책이 판타지 문학의 고전이라는 사실에 감히 의문을 품지 못했듯이.




빌보는 자기 몸을 꼬집고 찰싹 때리고 단검을 꽉 움켜쥐고 다른 손으로 호주머니 속을 더듬기도 했다. 그러다가 통로에서 주워 주머니에 넣고는 잊고 있던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내 주머니에 있는 게 뭐지?"


빌보는 큰 소리로 말했다. 혼잣말이었을 뿐인데 골룸은 그것을 문제로 생각하고는 몹시 당황했다.


"엉터리! 엉터리야! 그건 수수께끼가 아니야. 귀염둥이야, 안 그래? 저 지저분한 호주머니에 뭘 갖고 있냐고 묻다니 말이야."


J.R.R.톨킨, 『호빗』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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