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2

지금 내 안의 고요는 어떤 온도를 가지고 있나?

by 전세화

템플스테이 숙소.


온돌방 안,


옷장 옆으로 이부자리 하나.

방의 중심으로 이부자리 하나.

문 옆으로 이부자리 하나.


바닥의 온기를 따라

길게 놓여 있다.


그 위로 사람의 온기가 눌러앉자

방 안의 밀도가 촘촘해진다.


오른쪽에서 사르륵.

잠시 뒤 왼쪽에서 사르륵.


책장이 넘어가는 소리가

가만히 내려앉은 공기를

살짝 들어 올린다.”


그 사이로

볼펜 끝이 종이를 사뿐히 누른다.

짧게 닿았다가

길게 멈추는 소리가

방 안에

아주 작은 온기를 남긴다.


턱—

두텁게 덮이는 책 사이로

공기가 한 박자 멈춘다.


샤샥—

맨발의 마찰이

따뜻하던 공기를 선명히 가른다.


사삭—

시야의 구석을 채우던 형체가

스르륵 아래로 사라진다.


위잉—

끊기지 않는 기계음이

방 안의 중심에 눌러앉는다.


세수를 하고 돌아와

물기를 머금은 소매 끝이

손목을 감싼다.

축축한 냉기가

피부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수면양말 안쪽에서

서늘함이 천천히 차오른다.

발바닥에서 시작된 서늘함이

발목 언저리에서

멈춰 선다.


방 안의 공기는

온도를 잃은 채

몸과 몸 사이에

느슨하게 붙어 있다.


눈가에

열이 피어오른다.

피로가 천천히 퍼진다.

눈꺼풀이

공기보다 먼저 내려앉는다.


미지근한 바닥 위에

조금은 서늘한 열이 얹힌다.

가라앉은 소리들 위로

몸의 온도가 얹힌다.


지금 내 안의 고요는

서늘함 속에서

천천히 번지는 열이다.



2025.11.21. 기록

이전 12화Day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