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느끼지 않으려는 나를 발견한 순간이 있었는가?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을 떠올리면
생각은 늘 같은 얼굴 앞에서 멈춘다.
뒤엉킨 말 앞에서도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
나의 시간을
가장 오래 곁에 둔 사람.
나의 숨이
흩어지지 않게 머무는 사람.
그 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이가 떠오른다.
어머니의 숨결에서
나의 숨결이 느껴진다.
어머니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겹쳐진다.
두 숨의 박자가
어느 순간,
한 박자로 겹쳐진다.
이제 어머니와 말을 나누고 나면
감정은 늘 같은 방향으로만 흘러간다.
짧은 숨,
끊어지는 말,
돌아서는 고개.
비슷한 장면이
하루를 건너
다시 돌아온다.
어머니와 마주 앉은 시간이
몸에 먼저 남는다.
웃으며 부르는 따뜻한 목소리에
숨이 무겁게 가슴에 눌러 앉는다.
반복되는 소리가
목구멍을 넘지 못하고
가슴으로 떨어져
짓누른다.
천천히
가슴 안쪽이 서늘해진다.
깊은 곳에서
불쾌한 열기가 올라온다.
짧아진 숨에
시선을 비켜 세운다.
그 사이
안쪽에서
더 짙은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 냄새에
목 안쪽으로 올라오던 말을
입 속에 가둔다.
소음 속으로 몸을 숨긴다.
짧은 한숨으로
말을 대신한다.
창문을 열고
노랫소리를 키운다.
차에 부딪쳐 부서지는 바람 속으로
음이 흩어진다.
지나쳐가는 공기처럼
이 순간을 흘려보낸다.
카페에 도착해
두 사람 사이로 커피를 올려둔다.
고르지 않은 숨을
그저 내보낸다.
목구멍을 막았던 숨을
터트려 보냈지만
숨이 쉬어지기는 커녕
가슴이 미세하게 떨린다.
깜빡임 없는 올곧은 눈동자가
나를 꿰뚫는다.
맞물리던 시선이
테이블 위로 내려앉는다.
숨이 막힌다.
속이 위로 뒤집힌다.
그 순간,
안쪽에서
익숙한 냄새가 올라온다.
피하려는 숨이
잠시 멎는다.
가슴을 지나던 떨림을
억지로 눌러본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게.
얼굴에 힘을 주고
그 자리에 그대로 않아 있는다.
2025.11.20.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