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눈에 닿은 한 장면이 내 마음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가?
마당을 품은 한옥 형태의 카페,
그 속의 야외 테이블 하나.
통유리 외벽을 따라 붙은 자리에 앉아
작은 마당을 바라본다.
띄엄띄엄 놓인 테이블들,
사이를 채우는 정원,
그 뒤로 커다란 은행나무가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흔들린다.
조금은 날아간 라떼의 온기를
두 손으로 감싸 쥔다.
티 없이 맑은 푸른 하늘 아래
먹색의 기와가
도시와 이곳의 경계를 또렷이 긋고,
그 선 아래로
밝은 갈색 기둥이
묵묵히 무게를 받친다.
은행나무만이 그 경계를 넘어
샛노란 잎을 하늘 가까이 매달고 있다.
푸른색,
먹색,
연한 나무의 갈색,
그리고 노란색.
서늘한 공기가
그 색들을 온전히 물들인다.
닿지 않는 저 멀리의 천장 아래로
사람들의 말소리와 웃음소리가
먹색 경계 밖으로 흩어져 날아간다.
잠시 머무는 공기 사이,
은은하게 흐르는 캐럴이
사람들의 움직임 아래로
옅게 깔린다.
바람에 흔들리는 노란 잎사귀,
서로 스치는 소리,
어디선가 짧게 터지는 웃음.
푸르게 자라온 것들이
어른스러운 색으로 물들어 가는 때.
손이 닿지 않는 높이부터
발아래의 거리까지
가을이 고르게 번져 있다.
이 풍경 한가운데서
우리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곧 떨어질 잎들이
여전히 바람에 흔들리는 계절.
숨결이 가득한 자리에서 꺼낸 말은
차갑지도, 무겁지도 않다.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게
그저 테이블 위에 놓인 이야기처럼
조용히 머문다.
너는 당연하게 말한다.
“내 목숨을 나눠주고 싶어.”
그 문장은
오늘의 서늘한 공기처럼
몸 안으로 천천히 스며든다.
식어버린 라떼를
두 손으로 감싸 쥔다.
하늘에 닿을 듯한 노란 잎을
흔드는 바람을 타고
라떼의 서늘함이
가슴 깊숙이
눌러앉았다.
2025.11.22.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