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5

내 문장이 숨 쉬는 순간은 언제인가?

by 전세화

이 공책의 문장들 속에

스며든 숨은

지금껏 내가 뱉어내던

숨이 아니다.


나의 숨은

머리로부터 나왔다.


머리는

오늘의 숨결을 고르고

숨이 품을 온도를 정하고

머무를 시간을 재촉했다.


지금의 숨은

모든 곳으로부터 나온다.


피부가 결을 고른다.

심장이 온도를 정한다.

발이 시간을 늘린다.


겹쳐지지 않는

각자의 오늘을 빚는다.


머리 없이

몸으로만 써 내려간 오늘의 기록.


숨을 뱉기 위한 압력이 아닌


숨을 뱉기에

느낄 수 있는 압력.


그 압력을 고스란히 담은

펜의 끝에서 흘러나온 숨이

거친 종이의 표면을 적신다.


머리가 허락하지 않아도

숨이 흐른다.


정제되지 않은 채

세상에게 던져진다.

그 떨림이

지나친 빛을 붙잡는다.


이해되지 않은 채로

흘러가는 순간들.

붙잡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 감각들.


누군가의 기준 없이

두 팔을 벌린 채

오늘의 공기가 닿는 만큼만

몸이 반응한다.


그렇게

오늘의 감각이

가공되지 않은 채

종이에 닿는 순간,


문장은

비로소 숨을 쉰다.


2025.12.04.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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