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어 중 나를 가장 닮은 것은 무엇인가?
오늘의 나는
양은 냄비를 닮았다.
끓어오르는 마음이 담기면
얇은 바닥부터 먼저 달아올랐고,
차갑게 식은 마음이 닿으면
금속은 바로 굳어
작은 금을 냈다.
두께라고 부를 만한 게 없어서
무엇이 담기든
그 온도를 그대로 받아냈다.
오늘은
어느 곳에도 닿지 못하는
미지근함이
안을 맴돌았다.
바닥에서부터
작은 기포들이 톡, 톡 올라와
표면에서 부풀어 사라지면
기어코 밖으로 넘쳐흘렀다.
뒤섞여 있던 기름이
천천히 형체를 나타낼 때,
한 가지 빛은
잘게 나뉘어
색을 달리했다.
텅 빈 속이
자꾸 다른 마음의 온도를 흉내 내자
표면은 금세 빛을 잃었다.
뜨거움과 차가움 사이를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며
안쪽은 점점
메말라 갔다.
많은 마음이 스쳐 갔지만
하루의 불을 끄고 난 뒤
냄비 안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2025.12.06.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