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8

4주를 마무리하며, 지금의 나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by 전세화

25년 동안

나는 세상을 붙잡기 위해

분석하고, 이해하고, 정의했다.


세상에 더 닿기 위해

앞서 머리를 채우다 보니

나의 숨은 세상에 닿지 않았다.


머리가 채워 넣었던

세상의 풍경, 소리, 촉감은

어느 순간 흐릿해졌다.


세상의 색채는 불투명해졌고,

세상의 소리는 먹먹해졌으며,

세상의 감촉은 닿지 않았다.


쌓아온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무(無)에서

다시 숨을 들이마셨다.


처음 걸음마를 떼는 아이처럼

소리와 온도와 무게를

하나씩 다시 익혔다.


그렇게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 지

4주가 되었다.


이제는

천천히 숨을 쉬고,

몇 발짝 걸어본다.


가끔 호흡을 놓치고,

자주 제자리를 맴돌고,

종종 넘어지기도 한다.


그 모든 순간에서

온몸을 누르는

무게를

받아낸다.


느리게,

서서히,

당연했던 것들을

다시 배우는 중이다.


어쩌면

이제서야

내밀었던 손에

미지근한 무게가 닿아온다.


25년 만에

나는

한 살이 되었다.



2025.12.07.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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