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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해 Aug 28. 2023

여름의 기록

23.07.04


비 오는 오후 출근길, 비에 젖은 날개지만 날기 위한 까치의 작은 발돋움이 마치 하찮은 발재간 같아서 날 미소 짓게 했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난 앞날의 대한 걱정으로 매우 근심하고, 내리는 많은 비에 바지가 젖고 찝찝해 짜증나서 몸이 바짝 긴장해 있었는데 말이다. 길에서 마주한 까치의 사소한 움직임은 날 긴장감에서 순식간에 해방시켜 주었다. 사실 내가 하찮다고 표현했지만 무의식 중에 하찮은 건 상념의 빠진 나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나를 보며 속으로 이런 말을 던졌다. ‘비가 쏟아져도 날개가 무겁게 젖어도 비상하는 까치를 봐’,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왜 미리 걱정해‘ 라며 다시 스스로를 자책하려 했다. 상념의 빠진 모습과는 별게로 잠깐의 해방감이 주위를 환기시켰고 다시 걸으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듯 되뇌었다.


조급함에서 벗어나 나만의 방향과 속도로 나아가자. 자연을 통해 모든 것에는 각자 자신의 시기와 속도가 있다는 것을, 때를 기다리며 인내하면 나의 시기는 언제나 찾아온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나아갈 곳을 향해 비상할 그때를 기다리며 인내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개가 젖거나, 다치는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힘찬 발돋움으로 다가올 나의 시기를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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